"허니문 끝났다" 김동연-도의회 충돌...인사·예산안 '첩첩산중'

by김아라 기자
2022.07.25 17:55:18

김동연, '경제부지사 신설' 관련 조례 강행 후 최측근 김용진 전 기재부 차관 내정
경기도회 국힘 "희회 무시한 일방적 처사..지방행정 전문가가 맡아야"

김동연 경기지사./이데일리DB
[수원=이데일리 김아라 기자]취임 한 달여만에 김동연 경기지사와 경기도의회 사이의 잇따른 충돌로 ‘허니문’이 사실상 종료됐다. ‘협치’가 아닌 극한 ‘대치’로 치달으면서 김 지사 정책 사업과 예산안 등 나아갈 길은 첩첩산중 험로가 될 전망이다.

김 지사는 도의회 여야간 원 구성 협상에 쟁점이 된 ‘경제부지사 신설’ 관련 조례를 강행한 직후 자신의 최측근을 정무직 부지사인 ‘경제부지사’로 내정하면서 보은인사 논란을 빚으며 불을 지폈다.

그동안 도의회는 경제부지사 신설과 의장 선출 등 문제로 합의에 실패하면서 파행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경제부지사 신설과 관련한 조례의 경우 지난 6월 제10대 도의회 마지막 회기에 통과됐지만, 국힘이 제11대 도의회에서 다시 논의하자고 요구해 합의 때까지 조례 공포가 보류됐었다.

이런 가운데 ‘키맨’으로 불린 김 지사가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9일 경제부지사직 신설 관련 조례 공포를 강행하면서 야당 불만은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였다. 당시 김 지사는 “훌륭한 후보들을 대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지만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아 측근을 내정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



경기도의회 국힘은 의회를 무시한 일방적인 처사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도 김 지사가 경제부지사 선임 발표 직전까지 사전논의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통 부재’로 인한 공감대 소실 지적도 나온다.

지미연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경기도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공포하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자신의 측근인 김용진 전 차관을 내정한 것은 편법과 꼼수, 무리수”라며 “처음부터 김 전 차관을 염두에 두고 그를 위한 자리를 만든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일갈했다. 경제부지사는 지역상황을 잘 아는 ‘지방행정 전문가’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욱이 ‘인사혁신’을 꺼내든 김 지사가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초대 비서실장을 도청 내부공모로 뽑으면서 이후 인선에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에 적잖은 불만이 나오는 나온다. 경기도 관계자는 “역대 도지사 가운데 측근 인사를 챙기지 않았던 적은 없었지만, 인사에서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겠다고 해 공직자들이 기대를 많이 한 것은 사실이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동연 지사 입장에서는 원활한 도정 운영을 위해 도의회의 협조·동의가 필요한 사안이 산적하게 쌓여 있다. 여야 동수인 도의회는 첫 임시회 마직막(25일)까지도 임시회가 열리지 못한 상태다. 당장 예산안 처리나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협치’를 강조한 김 지사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 나갈지 정치셈법 계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