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조선, 매각價 연연치 않고 매각 재추진"(종합)

by박종오 기자
2018.01.24 17:14:00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신년 기자간담회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이 24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은행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수출입은행)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난해 매각이 불발된 대선조선 매각을 재추진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24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대선조선은) 가격을 깎더라도 넘기는 게 맞는다”고 밝혔다. 은 행장은 “(대선조선 매각은) 저희 혼자만이 아니라 다른 채권단도 있으니 혼자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언제든 다시 기회가 되면 업황을 보면서 시장에 매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대선조선은 1945년 설립한 부산의 중소 조선사다. 2010년 채권단 공동 관리(자율 협약)에 들어가 작년 10월 매각 공고를 했으나 무산됐다. 수은은 이 회사 지분 67.27%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당시 예상 매각 가격은 회사 부지 등 자산을 포함해 약 3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인수 의향을 밝힌 업체도 있었지만, 매각 조건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등 작년 12월 진행한 본입찰이 유찰되면서 끝내 매각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은 행장은 발등의 불인 성동조선해양 구조조정 방안을 두고는 “기업에 추가 투입하는 돈은 국민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국민이 납득할 수준에서 처리 방법을 정하겠다고 했다.



성동조선 역시 수은이 최대 주주로 지난해 채권단 실사 결과 청산 가치가 존속 가치보다 높다는 결론이 났다. 문을 닫는 것이 이익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재무적 측면 만이 아닌 산업 차원의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며 회계 법인인 삼정KPMG에 성동조선과 STX조선 컨설팅을 다시 맡긴 상태다.

은 행장은 “재무적 측면뿐 아니라 산업 컨설팅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성동조선 구조조정 방안을) 결론지을 것”이라며 “채권을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기업이 살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보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성동조선과 STX조선의 합병설(說)에는 “정해진 바 없다”며 “컨설팅 결과가 나오면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아울러 은 행장은 수은을 ‘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하려는 기획재정부 움직임에는 “국민과 기업을 신속하게 지원하는 데는 지금의 형태가 맞을 것”이라며 “다음주 (기재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이런 의견이 받아들여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은은 현재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 등 3개 공공기관 유형 중 정부 통제 수준이 가장 낮은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공기업으로 지정되면 앞으로 기재부의 경영 평가를 받는 등 기관 관리가 대폭 강화된다.

그는 이와 함께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예술단과 공연단 경비를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하지 않을까 생각해 진행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 공공기관 명예퇴직 활성화 방안을 두고는 “임금 피크제 대상자가 퇴직할 길을 열어주고 그 자리에 젊은 사람을 채용할 수 있으므로 괜찮은 제도”라고 평가했다.

수은은 올해 대출 31조 1000억원, 투자 1000억원 등 모두 60조원의 여신을 공급할 계획이다. 작년 공급 실적(60조8000억원)보다 약간 줄어든 것이다. 특히 수은은 건설·플랜트·선박 등의 보증 지원액을 작년 9조4000억원에서 올해 12조원으로 2조6000억원 늘리기로 했다. 해외 수주가 조금씩 살아나고, 새 정부도 기업 구조조정 방향을 시장 중심 처리에서 산업 측면을 고려한 지원으로 전환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자금 공급 계획 (자료=한국수출입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