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아기 질식사' 1심 징역 19년에…원장, 검찰 항소

by강지수 기자
2023.04.26 22:18:40

[이데일리 강지수 기자] 생후 9개월 된 남아를 14분 동안 이불로 압박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화성 어린이집 원장이 징역 19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도 형량이 부족하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26일 수원지검 공판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를 받는 어린이집 원장 A(66)씨 사건을 심리한 1심 재판부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A씨도 전날인 25일 이 사건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냈다.

A씨는 지난해 11월 10일 화성시의 아파트형 어린이집에서 생후 9개월 된 천모군을 엎드린 자세로 눕힌 뒤 머리까지 이불을 덮고 쿠션을 올려 다시 자신의 몸을 엎드려 약 14분간 압박, 질식시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대해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이정재)는 지난 20일 A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징역 19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10년간 아동·청소년 등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한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동기가 아동을 재우려고 한 것이며, 방석 등을 통해 아이에게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려 한 점, 아이가 숨을 쉬지 않자 119신고를 하고 구조대가 올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멈추지 않은바 검찰의 증거만으로 피고인에게 아이를 죽여야겠다는 확정적 고의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A씨는 11월 3일부터 천모군이 사망한 10일까지 천모군을 엎드려 눕힌 뒤 머리까지 이불을 덮거나, 장시간 유아용 식탁 의자에 앉혀두는 등 25차례에 걸쳐 신체적 학대를 한 혐의도 받는다.

또 같은 기간 2세 아동과 생후 10개월 아동 등 다른 아동 2명의 머리를 때리거나 몸을 밀쳐 넘어지게 하는 등 15차례에 걸쳐 신체적 학대를 한 혐의도 있다.

1심에서 징역 30년을 구형한 검찰은 항소장을 제출한 이유에 대해 “범행 동기 및 수법에 비춰 피고인에게 살인의 고의가 인정돼 아동학대살해죄로 기소했으나 법원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고 선고형이 이에 미치지 못해 시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