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T모티브, 경쟁사 기술유출 혐의로 경찰에 고소

by김형욱 기자
2022.07.13 18:20:58

코렌스·코렌스이엠 상대 고소장 제출
업무상 배임 및 영업비밀누설 등 혐의
코렌스 혐의 전면 부인…맞고소 예고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부산 최대 자동차부품기업 SNT모티브(064960)가 지역 경쟁사를 기술유출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SNT모티브 부산 본사 전경. (사진=SNT)
SNT모티브는 13일 코렌스와 그 자회사 코렌스이엠과 이곳 임직원 4명을 업무상 배임과 영업비밀누설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SNT모티브는 이날 코렌스·코렌스이엠과 함께 SNT모티브에서 코렌스로 이직한 임직원 3명과 코렌스이엠 대표이사를 상대로 한 고소장을 부산광역시 경찰청에 제출했다.

SNT모티브는 2017년 이후 자사 연구원·엔지니어 20여명이 모터개발 부문을 중심으로 코렌스와 그 자회사 코렌스이엠으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일부가 미승인 이동식저장장치와 이메일로 전기차용 모터와 관련한 주요 영업비밀 자료를 빼 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용국 코렌스 회장의 아들인 조형근 코렌스이엠 대표가 2012~2015년 자사 기술연구소 모터개발팀에 병역특례로 일하다가 전역한 시점 이후 자사 임직원의 이직과 기술 유출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SNT모티브는 올 초 이 같은 정황을 파악하고 법적 대응을 준비해 왔다. 또 준비 과정에서 코렌스이엠에 근무했던 공익신고자를 통해 코렌스이엠 측이 SNT모티브와 기밀보장 협약을 맺은 협력사의 생산라인의 정보를 가져가거나, SNT모티브에서 코렌스로 이직한 한 연구원(피고소인)이 SNT모티브 때 작성한 자료를 코렌스이엠 연구원에게 이메일로 공유하고 삭제를 요청한 정황을 추가 확보했다.



코렌스이엠은 이 같은 고소 내용을 전면 부인하며 맞고소를 예고했다. SNT모티브가 첫 의혹제기 후 5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 보유하지도 않은 기술을 유출했다고 주장하는 건 경쟁사의 기회 자체를 박탈하려는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했다는 주장이다. 코렌스이엠측은 올 초 SNT모티브 측의 의혹제기에 직원의 이직은 일반적인 공개채용일 뿐이며, 기술 유출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었다.

SNT모티브 관계자는 “친환경차용 모터를 비롯한 차세대 부품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30여년 간 많은 직원의 피땀으로 축적한 영업비밀 등 지식재산권을 대가 없이 비도덕적 방법으로 얻으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법규에 따라 엄청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SNT모티브는 1981년 대우그룹 산하 대우정밀에서 출발한 부산 지역 최대 자동차 부품 및 화기 제조사다. 2006년 SNT그룹이 인수하며 현 체제를 확립했다. 특히 자동차용 모터 부문에 강점이 있다. 연 1조원 남짓의 매출 중 40% 이상이 이곳에서 나온다. 현대차, 기아, GM, 포드 등에 모터를 납품 중이다. 코렌스는 1990년 경남 양산을 기반으로 출범한 연 매출 4000억원 규모의 중견 자동차 부품사다. 디젤차 배기가스 저감장치 등이 주력이다. 최근 자회사 코렌스EM(지분율 65%)을 설립하고 전기차의 핵심 구동 시스템인 드라이브 유닛과 모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