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증오범죄' 한국계 피해, 中 이어 두번째…경찰 "주요지역 인력 충원"

by박기주 기자
2021.03.30 17:00:00

경찰청, 미주·유럽 아시안 증오범죄 대응 체계 구축 화상회의
지난해 미국 아시안 증오범죄 150% 증가
"각국 정부 협조와 함께 경찰 주재관 증원 추진"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최근 미국과 유럽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시안 증오범죄에 따른 우리 국민의 피해를 막기 위해 경찰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2년간 증오범죄 피해자 현황(자료= 미국 증오·극단주의 연구센터)
경찰청 외사국은 미국 애틀랜타 총격 사건과 관련해 미주·유럽 내 아시안 증오범죄 대응 체계 구축을 위해 경찰주재관 및 인터폴 협력관과 함께 화상회의를 실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화상회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서구권을 중심으로 반(反) 아시아계 정서가 확산하자, 한국계 여성 4명이 사망한 애틀랜타 총격 사건과 유사한 증오범죄로부터 우리 국민의 추가 피해를 예방하고 지원하기 위해 진행됐다.

앞서 이달 초 ‘미국 증오·극단주의 연구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주요 대도시의 반 아시아계 증오범죄가 전년 대비 1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뉴욕에서는 9배가 넘게 늘어났고, 필라델피아에서도 3배 증가하는 등 주요 도시에서 모두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또한 지난 2년간 이 단체에 보고된 증오범죄는 3795건인데, 피해자 비율은 중국계가 42.2%로 가장 높고 한국계는 14.8%로 2위를 차지했다. 실제 지난달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에서 20대 한국계 남성이 히스패닉계 남성 2명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는가 하면, 지난해 6월엔 20대 한인 남성이 흑인 남성에게 폭행을 당해 코뼈가 부러지기도 했다.



이 밖에도 유럽 각국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서 지난해 6~9월 인종 또는 종교를 이유로 아시아계에 가해진 증오범죄가 2배 이상 늘었고, 파리에서도 이틀에 한 번 꼴로 증오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화상회의에서 경찰은 ‘아시안 증오범죄’ 대응을 위해 △각국 정부와 법집행기관, 교민단체와의 협조 강화 △현지 법집행기관의 ‘증오범죄’ 위험성 인식 및 사고 전환 유도 △‘아시안 증오범죄’ 모니터링 및 분석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경찰은 재외국민보호 수요가 높고 증오범죄 피해 가능성이 큰 재외공관 중 경찰 주재관이 파견돼 있지 않은 곳을 대상으로 경찰주재관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외교부 및 외국 법집행기관, 인터폴 등 국제기구와 긴밀히 협조해 전 세계 어디에서든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