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박삼구 압박 초강수 카드 꺼냈다...정면충돌 불가피(종합)

by노희준 기자
2017.06.20 17:13:33

20일 주주협의회 회의, 박 회장측 "통보시 검토"

[이데일리 노희준 신정은 기자] 채권단이 상표권 사용 문제에 이견을 보이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경영권 박탈 카드와 금호그룹과의 거래관계 전면 재검토 등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채권단 일각에서 거론되던 압박카드를 공식적인 주주협의회의 의사로 확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 매각을 둘러싼 박 회장측과의 갈등은 전면전이 불가피해졌다. 박 회장측은 “공식 통보가 오면 검토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주주협의회를 열고 박 회장측에서 거부한 더블스타의 상표권 사용 문제 등을 논의했다. ‘금호’ 상표권을 갖고 있는 금호산업은 전날 이사회에서 기존 조건(연 매출액 대비 0.5% 사용료, 20년간 무조건 사용, 중간 해지 불가)으로 상표권 사용을 재차 요구하면서 채권단과 더블스타 요구를 거부했다.

채권단은 우선 박 회장측에 대승적 차원에서 다시한번 상표권 사용 허용을 요구했다. 금호타이어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이번 매각이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채권단은 “금호산업 이사회의 전향적인 협조를 재차 요청한다”며 “금호그룹과의 추가 협의를 통해 상표 문제를 조기에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더블스타와의 매각이 박 회장의 ‘몽니’로 무산된다면 그에 대한 책임 추궁에 나서겠다는 점도 분명히했다. 채권단은 “이번 매각이 무산될 경우 부실경영 책임을 추궁하고 반드시 현 경영진 퇴진, 우선매수권 박탈을 추진할 것”이라며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금호그룹과의 거래관계 유지를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경영권 배제 카드는 이전부터 채권단에서 거론됐지만, 공식적으로 추진키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회장은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워크아웃 기간과 워크아웃 졸업 이후 현재까지도 채권단으로부터 경영을 위임받아 금호타이어를 경영하고 있다.



채권단은 이와 함께 금호타이어 매각이 무산된다면 추가 지원 의사도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올해 1분기(1~3월) 281억원의 영업손실로 전환한 금호타이어는 지원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다만 더블스타와의 매각거래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현재 추진중인 만기도래 채권의 3개월 연장은 차질없이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는 이달말로 1조3000억원의 채권 만기가 도래한다.

한편, 채권단은 2010년 워크아웃 이후 금호타이어에 3조9000억원에 달하는 금융지원을 했다고 밝혔다. 신규자금 지원 1조1000억원, 출자전환 5000억원, 상환유예 2조3000억원 등이다. 또한 채권 회수조치 없이 신규자금 및 회사가 벌어들인 수익 전액을 중국사업 정상화와 중앙연구소 및 미(美)조지아 공장 건설 등 경쟁력 향상에 투입토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관련 내용을 받아보지 못했다”며 “공식적으로 통보가 오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