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뛰어든 황교안…‘총리 징크스’ 깰 수 있을까

by김미영 기자
2019.01.14 16:48:32

15일 한국당 입당…평당원 넘어 당권, 대권 포석 관측
과거 이회창, 고건, 정운찬 등…총리 출신은 대선 줄줄 ‘낙마’
“온실 속 화초 안돼…정치적 맷집 키우고, 기반세력 다져야”

한국당 입당 앞둔 황교안 전 총리(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자유한국당 입당을 기해 ‘정치인’으로 거듭난다. 일단은 한국당 평당원으로 첫 발을 내딛지만 2월27일 전당대회, 더 나아가 차기 대선 출마까지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많다. 그가 ‘총리 출신 징크스’를 깨고 정치적 꿈을 달성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다.

과거에도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란 총리를 지내고 대권을 노렸던 이들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전직 총리들은 대선 경선 혹은 본선에서 판판이 고배를 마셨다. 황 전 총리처럼 관료인 출신이었던 이회창 전 총리는 대선만 삼수를 했지만 모두 낙선했고, 고건 전 총리는 중도에 대권 출마를 포기했다. 정치인 출신인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도 경선에서 미끄러졌고, 학자 출신인 정운찬 전 총리는 대선을 완주하지 못했다.

특히 정가에선 현실정치 경험이 없는 관료·학자 출신 총리들의 경우 정치권 안착부터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마치 ‘온실 속 화초’처럼 지낸 까닭에 정치적 ‘맷집’도 약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황 전 총리도 피해갈 수 없는 시험이다. 당장 그의 입당 소식에 안팎에서 “무혈입성하려 하나”(심재철 한국당 의원) “박근혜 국정농단의 실질적 책임있는 종범 수준”(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등 비난이 나오는 상황이다.

정치컨설팅그룹 민의 박성민 대표는 14일 “황 전 대표는 고건 전 총리와 가장 비슷한 행적을 가진 분으로, 그런 분들은 외부 공격에 약하고 의전에 익숙해서 대중친화적 선거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운은 굉장하지만 현실정치에 들어와 대중에게 완전히 노출되고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실수할 수 있어 지지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당내에 안정적인 세력이 없다는 점도 정치행보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폭지원 전망이 높았던 친박근혜계 인사들의 목소리조차 엇갈린다.

당의 한 친박계 인사는 “친박이 와해돼 서로 이해관계를 따지고 있기 때문에 황 전 총리가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조직과 세력이 있어야 대선까지 갈 수 있는데 기반을 다질 수 있을진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도 “실질적으로 들어오기 전에 다리미질을 잘해서 당내 분위기를 좀...(우호적으로 조성해야 했다)”며 “ 정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일종의 프로페션(profession)인데 그런 일들에 너무 소홀한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황 전 총리는 관료 출신 정치인으로서 정치력, 정무감각을 입증하고 지지기반을 확실히 다지는 것과 같은 보통의 과제 이상을 해결해야 한다”며 “60대 이상, 영남권과 보수층을 넘은 중도확장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박근혜 탄핵에 책임이 있다는 국민정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