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5년에 처한다" 실형선고에 얼어붙은 이재용 '망연자실'
by한광범 기자
2017.08.25 17:22:57
긴장한 모습 보이다 유죄 확실해지자 '무표정'으로 정면응시
삼성 관계자들 '침통'..朴 지지자 "평창 지원 말라" 소동도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서울구치소로 이동하는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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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이재용 피고인을 징역 5년에 처한다”
25일 서울법원종합청사 내 417호 법정에서 이뤄진 선고공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김진동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재판장)가 주문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박영수 특별검사팀 쪽 허공을 계속 응시했다. 실형선고에 방청석에서는 탄식이 터져나왔지만 그는 무표정했다.
이 부회장은 자신에 대한 선고가 끝나고 다른 4명의 선고가 이뤄지는 동안에도 미동도 없이 같은 표정·자세를 유지했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사장)에 대한 실형 선고 후 이어진 법정구속에도 이 부회장은 줄곧 정면을 응시한 채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선고공판이 끝나고 이 부회장은 서울구치소로 돌아가기 위해 교도관들에게 이끌려 대법정 내 방청석 앞쪽 왼편에 위치한 직원출입문으로 빠져나갔다.
출입문을 향하며 특검 관계자 12명이 앉은 검사석을 지나쳤다. 평소 의례적으로 특검 관계자들에게 하던 목례는 없었다. 그의 뒤를 따라 이날 구속으로 당황스러운 모습의 최 전 실장과 장 전 차장이 함께 법정을 빠져나갔다.
법정 밖으로 향하는 이 부회장의 뒷모습을 향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인 한 50대 여성이 크게 소리쳤다. “삼성은 평창올림픽 지원하지 마세요!” 이 여성은 법정 경위들에 의해 제지당하면서도 계속 횡설수설했다.
이들이 떠난 법정에 잠시 고요함이 찾아왔다. 완승을 거둔 특검 관계자들은 여유로운 모습으로 이 부회장이 나간 직원 출입문을 통해 법정을 빠져나갔다. 삼성 변호인단석에는 침묵이 흘렀다.
피고인석에선 이날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한참 동안 넋이 나간 표정으로 자리에 서있었다. 방청석에 앉은 수십 명의 삼성 관계자들도 모두 입을 닫은 채 말을 잊었다. 피고인석 뒷자리에 앉은 송우철·김종훈 변호사만 당혹스러운 얼굴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 부회장은 이날 재판에서 평소와 달리 긴장한 듯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이전 재판에서 법대와 방청석을 수시로 보며 여유로운 표정일 짓던 모습과 달리 이날은 줄곧 정면을 응시했다.
그는 선고 초반 이후 혐의를 인정하는 김 부장판사의 판단이 이어지자 수차례 물을 마시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의 혐의 판단에 대한 구술을 통해 유죄가 확실시되자 몇차례 눈을 지긋이 감기도 했다.
이날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 부회장은 수감된 서울구치소에서 머물다 9월말이나 10월초로 예상되는 항소심 첫 공판에 다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