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서에서 키워 한국·대만으로 보낸다”…日 VC가 펼치는 실험

by박소영 기자
2026.04.22 11:40:05

[日 관서에서 움트는 투자 생태계] ③
호소노 나오타카 빅 임팩트 대표 인터뷰
지역사회·해외 LP 모아…펀드 1차 클로징
고객 접점·PoC·사업 협력까지 지원하고자

[도쿄=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일본 수많은 벤처캐피털(VC)이 수도인 도쿄에 몰려있습니다. 벤처씬에 ‘지평선’을 늘리고자 즉,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자 지역 생태계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일본 관서지방 출자자(LP)를 두루 갖춘 VC 빅 임팩트(BIG Impact)의 호소노 나오타카 대표가 전한 말이다. 빅 임팩트는 일본에서 도쿄 외에 시장 규모가 큰 관서지방을 타겟 삼았다. 경제 규모는 크지만 제대로 된 플레이어가 없다는 점을 노렸다. 하우스는 최근 일본과 글로벌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빅 임팩트 K2호 투자사업 유한책임조합(K2 펀드)’ 1차 클로징을 마무리했다. 하우스는 연내 총 30억~50억엔(약 279억~464억원) 규모를 목표로 최종 클로징하고자 한다.

이번 펀드에는 관서지방, 특히 고베뿐 아니라 한국과 대만 등 다양한 지역을 아우른 LP가 대거 합류했다. 기존 LP 중에선 △고베시 △미나토 은행 △고베신문 △아라이구미가 참여했다. 신규 LP로 △로토 제약 △디지아라 홀딩스 △사도시마 류헤이 세이피 대표 △대만 산푸 트래블 그룹과 한국 투자자들이 함께했다.

이데일리는 빅 임팩트 본사가 있는 도쿄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에서 호소노 나오타카 대표를 만났다. 하우스가 왜 일본 지역사회에 집중하게 됐는지 들어봤다. 이외에도 지역사회와 스타트업, 그리고 글로벌 시장을 잇는 하우스로 거듭나고자 하는 회사 철학을 물었다.

호소노 나오타카 BIG Impact 대표가 최근 1차 클로징한 K2 펀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소영 기자)






K2 펀드는 고베·관서지방 중심 스타트업 투자 펀드다. 특정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지역과 외부를 연결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일본 전역과 동아시아(한국·대만) 투자자·파트너와 연계하고 있어서다. 빅 임팩트는 1호 펀드를 계승해 2호 펀드 역시 △고베시 △지역 금융기관 △대기업 전략적 투자자(SI)를 LP로 받았다. 이로써 스타트업에 단순 자금 제공을 넘어 고객 접점, 기술검증(PoC)과 오픈 이노베이션, 사업 협력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지방 도시는 탄탄한 산업 기반은 물론, 스타트업 실증을 도울 자원이 풍부하다. 하지만 도쿄 중심 시스템으로 자원이 활용되지 못하는 고질적 문제를 지니고 있다. 빅 임팩트는 스타트업과 함께 ‘지역 문제 해결’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실현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이때 1호 펀드에서 구축한 고베·관서지방 기반에 더해 동아시아(한국·대만)를 중심으로 한 해외 네트워크도 연계한다. 자본, 사업, 시장을 연결하는 이른바 ‘지역-해외-스타트업 연계형 펀드’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다.

2호 펀드에서 중점적으로 투자힐 영역은 △디지털 전환(DX) △헬스케어·웰빙 △도시·인프라다. DX 분야에서는 제조업, 물류, 환경, 인공지능(AI) 등 관서지방 산업 기반을 활용하도록 현장에 적용 가능한 기술에 집중한다. 헬스케어·웰빙 분야는 의료 기기, 헬스케어 데이터, 예방의료, 라이프 스타일을 아우른다. 도시·인프라 분야는 문화·콘텐츠를 포함한 스마트 시티, 관광, 드론 등이 포함된다.

호소노 나오타카 대표는 “관서지방과 투자처를 연결하겠는 목표 아래 세 가지 중점 투자 영역을 꼽았다”며 “일본에 진출하려는 기업에 관서지방을 소개하고, 반대로 일본 기업이 한국에 진출할 때 우리가 지닌 네트워크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2호 펀드는 해외 연계를 확장하는 컨셉이므로 한국과 대만 등 문화적·사회적으로 가까운 국가들부터 시작해 글로벌 파트너십을 늘리고자 한다”고 이야기했다.





호소노 나오타카 대표는 VC 업계에 몸 담은 지 15년 차인 2022년에 독립해 빅 임팩트를 설립했다. 호소노 대표는 “기존 VC 모델은 밸류에이션이 낮을 때 투자해 가치를 높이고 파는 데 집중한다”며 “우리 사명인 임팩트는 스타트업 솔루션이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빅 임패트가 꼽은 사회에 임팩트를 줄 될성부른 떡잎은 어떤 곳일까. 호소노 대표는 “열정과 비전은 물론 10년 뒤까지도 같이 갈 수 있는 팀인지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며 “사람들이 좋아하는 신뢰할 수 있는 경영자가 영업, 마케팅, 채용 등을 잘하는 경향이 있기에 오래가는 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철학을 기반으로 투자한 대표 사례가 드론 제조·개발 기업 ‘리베라웨어’다. 회사는 협소 공간용 점검드론을 개발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사고로 녹은 후쿠시마 원전 깊숙한 곳을 확인하기 위해 이 드론이 활용됐다. 회사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실시하는 ‘중소기업 이노베이션 창출 추진사업(SBIR)’에 선정돼 지원금 50억엔(약 464억원)을 받기도 했다.

고베시가 위치한 효고현에서 1차 산업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에도 투자했다. 지리정보시스템(GIS) 기반 플랫폼 기업 마프리(mapry)와 애그리테크 기업 사그리(Sagri)다. 마프리는 산림, 농지 등 임업 관련 3차원 공간정보를 측정해 시각화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사그리는 위성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농지를 데이터로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는 “단순히 자금을 투입하는 단계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 LP나 협력을 맺을 다른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함께 투자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자 한다”며 “일종의 전략 컨설팅처럼 그간 우리가 관서지방에서 활동하며 다진 ‘신뢰’를 자산 삼아, 투자한 스타트업에 다양한 네트워크를 제공하려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