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국채금리 안정책 검토 중…"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유력"
by이정훈 기자
2021.03.02 14:10:05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9년 만에 재도입 가능 "완벽한 처방"
단기채 팔아 장기채 매입…"연준으로선 1석3조 효과 기대"
초과지준금리 또는 레포금리 올려 수익률곡선 평탄화 가능
16~17일 FOMC서 안정책 꺼낼 듯…4일 파월 힌트 줄 수도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간밤 미 국채금리 상승세가 일단 멈췄지만, 최근 금리 상승에서 촉발된 금융시장 혼란에 맞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만간 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 시기는 이달 중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즈음이 되겠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그 이전인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강연에서 안정책 도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국채시장 전자거래에서 10년만기 미 국채금리는 1.414%까지 내려와 있다. 지난주 장중 한때 1.6%를 넘어섰던 금리가 전일 1.4%대로 내려온데 이어 하락폭을 더 키우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 하원을 통과한 1조9000억달러 규모의 코로나19 재정부양책이 상원을 통과할 경우 국채 발행물량 증가 부담에 금리는 언제든 위로 다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미 국채시장 불안이 잦아들지 않을 경우 연준이 이르면 오는 16~17일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급등을 진정시킬 카드를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 중 하나의 카드는 연준이 지난 1961년에 처음 사용한 뒤 2011~2012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마지막으로 썼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로, 이는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단기 국채를 일정 규모 매도한 뒤 그 자금을 활용해 장기 국채를 매입해 채권수익률 곡선을 평탄하게 만드는(=커브 플래트닝) 조치다.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이상 단기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실탄으로도 장기금리를 타깃팅해서 안정화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수단으로 꼽힌다. 특히 금(金) 가격을 억제해 달러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 미국 경제매체인 CNBC는 이날 연준 공개시장조작에 정통한 일부 소식통을 인용, 현재 연준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도입 여부를 가늠해 보기 위해 프라이머리 딜러들로부터 의견을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마크 카나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글로벌리서치 금리담당 스트래티지스트는 최근 5년만기 국채 금리까지 상승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두고서 “현재 연준은 장기뿐 아니라 단기금리에 대해서도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단기채를 팔면서 장기채를 사들이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현 단계에서 연준이 내놓을 수 있는 완벽한 정책 처방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돌 하나로 새 세 마리를 잡는 일석삼조(一石三鳥)가 될 수 있다”며 “연준으로서는 대차대조표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장기금리를 안정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은행들이 더 많은 자본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또다른 카드로 단기자금시장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이 초과지준에 부과하는 금리를 인상하거나 채권시장에서 하루 짜리 레포 금리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0.10%인 초과지준금리(IOER)를 0.15%로 인상하거나 오버나잇(만기 하루짜리) 레포 금리를 종전 제로(0)bp에서 5bp 수준으로 올려 단기자금시장에 있는 과잉 유동성을 흡수함으로써 수익률곡선을 평탄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조셉 브루셀러스 RSM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미국 경제 회복이 제 궤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수익률곡선을 평탄화하는 차원에서 IOER을 인상하면서 시장과의 의사소통을 강화하는 것을 이상도 환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