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경영 강화..SK케미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by남궁민관 기자
2017.06.21 16:07:13

SK케미칼 판교 본사 전경.SK케미칼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SK케미칼이 지주회사로 전환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이 이끄는 SK케미칼은 이번 지주사 전환작업을 통해 그룹 내 지배회사에 대한 교통정리와 함께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최 부회장은 SK케미칼의 최대주주(17.0%)로 다른 오너 일가의 지분은 크지 않다.

SK케미칼(006120)은 21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SK케미칼 홀딩스(가칭)와 SK케미칼 사업회사(가칭)로 조직을 분할하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의 승인에 따라 SK케미칼은 10월27일 주주총회를 거쳐 12월 1일자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게 된다. 1969년 회사 설립 이후 48년 만에 지주회사로 전환하게 됐다.

이번 지주회사 체제 전환의 골자는 인적 분할을 통해 SK케미칼 기존 존속법인은 지주회사(SK케미칼 홀딩스)로 전환하고 사업회사는 신설회사(SK케미칼 사업회사)로 설립한다는 내용이다.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분할 비율은 48 대 52이다.

SK케미칼 홀딩스는 자회사 관리와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집중하고 SK케미칼 사업회사는 기존의 화학사업과 제약사업의 경영효율성을 제고하는데 주력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지주회사 전환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해온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과 고부가 신규사업의 성과가 가시화 됨에 따라 각 사업회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또 투자와 사업기능을 분리해 기업 경영의 투명성 강화와 책임경영 확대를 통해 주주가치를 증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케미칼 분할 직후 지분구조.SK케미칼 제공
앞으로 SK케미칼 홀딩스는 주주공개매수, 현물출자 등을 통해 SK케미칼 사업회사(화학·제약)와 SK가스, SK플라즈마 등을 자회사로 하는 지주회사 형태로 전환하게 된다. 각 사업회사는 고유의 사업영역에서 독립적인 책임경영을 영위하며 SK케미칼 홀딩스는 각 사업회사의 경영평가와 투자관리를 담당하게 된다. SK주식회사와 함께 보유하고 있는 SK건설 지분(28.25%)도 정해진 기한 내 해소할 예정이다.



이번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SK케미칼은 먼저 보유중인 자사주 전량을 소각 또는 매각하기로 했다. 기보유 자사주 13.3% 중 8%(193만9120주)는 회사가 배당가능이익을 재원으로 매입한 것으로서 회사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본래의 매입취지에 맞게 소각하기로 했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중 관련 법령상 임의로 소각이 제한되는 합병으로 취득한 자사주 5.3%(129만7483주)는 시장에 매각할 계획이다.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투자재원 마련과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된다.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각 사업회사들의 독립경영도 강화된다. SK케미칼 사업회사는 코폴리에스터, 바이오에너지 등의 고부가 화학소재와 프리미엄 백신 중심으로 재편되며, 향후 화학사업과 제약사업의 분할도 검토한다. SK가스는 에너지 유통회사에서 LPG 기반의 화학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SK플라즈마는 혈액제제 신약 개발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일각에서 제기됐던 그룹 계열 분리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이미 최 부회장 독립경영 형태로 운영돼 왔으며, 이번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현재의 독립경영을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 SK케미칼 관계자는 “이번 지주회사 전환은 사업 전문성 제고와 경영 효율성 극대화 차원의 결정”이라며 “그룹 계열분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이나 SK E&S와 같이 그룹 내에서 독립경영 체제로 각각 사업을 영위하는 중간지주사 격 업체들이 존재하며 이번 SK케미칼 역시 그런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SK그룹은 최태원 회장과 그의 친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을 맡고 있다. 사촌지간인 최신원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은 각각 SK네트웍스와 SK케미칼 등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