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정남 기자
2014.11.13 18:05:32
조세정책 전문가들, 국회서 세법 개정안 토론회
13일 기재위 조세소위는 야당 요청으로 미뤄져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증세 없이는 경제를 살리는 방법이 없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환원하고, 담뱃세를 현재 정부안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 (황성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법인세율의 단순한 인상은 모든 기업에 일률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경제 전체를 위축시킬 위험이 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조세정책 전문가들이 13일 국회 세법개정안 토론회에서 주요 세목들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여의도 정가의 연말 ‘세법전쟁’을 목전에 두고서다. 여야 정치권에서 ‘빅딜설’이 나돌고 있는 담뱃세·법인세가 특히 화두였다.
조세재정연구원장을 역임했던 황성현 교수는 증세의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했다. 현재와 같은 낮은 세 부담으로는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고 복지를 확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를 모두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도 “소득세·법인세 등 직접세 중심으로 실효세율을 높여야 한다”면서 “재벌 대기업 등에 제공되는 세제혜택도 축소해 과세기반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법인세 인상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았다. 김우철 교수는 “법인세 인상은 거시경제 악화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역시 “법인세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하되는 추세”라면서 “국제적인 조세경쟁으로 22% 수준의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담뱃세 인상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정부가 추진하는 담뱃세 인상을 위해서는 △지방세법 △개별소비세법 △국민건강증진법 등이 개정돼야 한다. 이 중 개별소비세 신설이 특히 쟁점이 됐다.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담뱃세가 이미 지방세로 도입돼있는 만큼 현재 수준의 세율은 지방세로 배분하고, 나머지 인상분은 개별소비세(국세)로 과세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정부에 손을 들어줬다. 반면 강병구 교수는 “담뱃세 인상은 서민의 세 부담이 더 큰 비율로 증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우철 교수는 “담뱃세 인상의 필요성은 부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정부가 이번 증세과정에서 보인 일방주의는 국민의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오후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기획재정위 산하 조세소위는 야당의 요청으로 연기됐다. 야당은 조세소위에서 논의될 세입법안 검토보고서가 뒤늦게 전달됐다면서 살펴볼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여당은 이를 받아들였다.
국회 조세소위원장인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14일에는 조세소위를 최대한 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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