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내수 34년 만에 최악…“1990년대로 회귀”

by김영환 기자
2025.11.11 09:56:43

올해 3650만t 전망, 전년보다 16.5%↓
정부 SOC 예산만이 유일한 완충 변수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국내 시멘트 내수 판매량이 1991년 이후 3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건설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진 등이 겹치며 건설자재 산업 전반이 극심한 위축에 빠졌다.

한국시멘트협회는 11일 2025년 시멘트 내수(출하)가 전년 대비 16.5% 감소한 3650만t(721만t↓)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991년(3711만t)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협회는 내년(2026년)에도 반등 모멘텀이 없어 올해 수준인 3600만t(1.4%↓)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시멘트 내수 급감의 주된 원인은 건설수주 18.9% 감소, 건축착공 12.8% 감소, 건설기성 18.1% 감소 등 주요 지표의 동반 부진 때문이다.

여기에 SOC 예산 축소가 겹치며 시멘트 수요가 1990년대 수준으로 후퇴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1990년대 초반에는 생산능력이 4210만t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6100만t까지 늘었다”며 “가동률을 고려하면 단순 수치 이상으로 충격적인 하락”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내년에도 건설착공 부진과 PF 리스크, 대출 연체율 상승, 공사비 폭등 등이 이어지며 뚜렷한 회복세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부가 2026~2030년 주택공급 확대와 27조5000억원 규모의 SOC 예산을 적시 집행할 경우 감소폭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봤다.

업계는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도입에 따른 물류비 상승,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강화(NDC 2035) 등도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꼽고 있다.

시멘트업계는 2018년 대비 53~61%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부여받았으나 현실적으로 감축 기술이나 대체 수단이 부족해 실효성 있는 대응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BCT 운반비 인상으로 3년간 약 1200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했으며 물량 급감으로 운송 기사들의 생계도 악화됐다”며 “단기 운임 인상보다 시멘트 수요 진작을 위한 정부 차원의 종합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자료=시멘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