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만원→2만원" 전기세 확 줄인 '이 동네'…비결 뭐길래
by황영민 기자
2024.08.29 19:44:09
경기도 주택태양광 지원 사업 대상 50가구 조사 결과
7월 전기요금 평균 8만500원서 9700원으로 감소
37가구는 발전량이 사용량보다 많아 기본요금만
국비 감소에 경기도는 외려 증액, 지원대상 확대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7월 전기요금이 작년 17만200원에서 올해는 2만5500원이 됐네요.” 경기도가 지원한 주택태양광 설치 가구들의 여름철 전기세 부담이 대폭 줄어들었다.
29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 주택태양광 지원 사업(전력자립 10만 가구 프로젝트)’ 참여한 가구 중 50가구를 무작위로 선정해 전기요금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7월 평균 8만500원에서 주택태양광 설치 후인 올해 7월은 평균 9700원으로 줄었다. 가구당 평균 7만700원의 전기요금을 절감한 것이다.
| 경기도가 지원한 주택태양광 설치 모습.(사진=경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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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기요금이 매달 10만원 이상 나왔던 가구들의 절감 효과가 컸다. 조사 대상 50가구 가운데 지난해 7월 전기를 10만원 이상 사용한 가구는 모두 16가구다. 이들의 지난해 7월 평균 요금은 13만1000원이었지만 올해 7월은 평균 1만8900원으로 전기요금 절감액이 11만2000원에 달했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사용량이 많을수록 더 비싼 요금을 부과하는 누진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전기를 많이 사용할수록 주택태양광의 전기요금 절감 효과가 더 컸다.
조사 대상 50가구 중 가장 많은 전기료를 절감한 가구는 지난해 7월 대비 올해 7월 14만4700원(17만200원→2만5500원)을 절감했으며, 37가구는 주택태양광 발전량이 전기사용량보다 많아 기본요금 수준의 전기료가 나왔다.
고양시 일산동구에 사는 주부 이씨(61)는 “건물 꼭대기라서 여름이면 집이 많이 덥고 가족이 다 성인이다 보니 각자 방에서 에어컨을 틀 수밖에 없다”면서 “방 3개와 거실까지 총 4대의 에어컨을 틀 때마다 전기요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주택태양광을 설치한 뒤로는 걱정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월 최대 20만 원 이상 나오던 여름철 전기요금이 태양광 덕분에 4만5000원 정도로 대폭 줄었다”며 “주변 이웃들도 태양광 설치 뒤 전기요금 걱정을 하지 않게 됐는데, 더 많은 이들이 태양광으로 전기요금을 절약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정부 예산 삭감으로 사업축소가 우려됐던 주택태양광 사업에 올해 도비 34억원을 추가 투입해 사업을 오히려 확대했다.
경기도는 올해 단독주택(다가구 포함) 2679가구를 대상으로 주택태양광(3kW) 설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1267가구는 전체 태양광 설치비의 50%를 경기도가, 20%를 시군이, 30%를 주택소유주가 부담한다.
경기도가 주택태양광 설치 지원을 확대한 이유는 국비 지원이 작년 대비 54%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택태양광 지원을 받은 경기도 내 가구 수는 총 2534가구였다. 그러나 올해는 정부 지원 감소로 작년과 같은 예산을 지원할 경우 1412가구만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도는 국비 감소분만큼 도비 지원을 확대해 지난해 보다 6% 정도 늘어난 2679가구에 태양광 설치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5월 경기도가 주관한 ‘경기도 주택태양광 지원 사업’ 모집에는 1267가구 모집에 2300여 가구가 신청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김연지 경기도 에너지산업과장은 “일상화된 극한 폭염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는 도민이 직접 태양광을 설치해 전기요금을 절감하도록 ‘도민RE100’을 큰 폭으로 확대 추진 중이다”라며 “경기도민이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RE100 기업과 연계하는 기반도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경기도는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30%까지 높이겠다는 ‘경기 RE100’ 비전을 선포하고 공공·기업·도민·산업 4가지 분야별로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마련했다. 전력자립 10만 가구 프로젝트는 ‘도민 RE100’ 분야 핵심 사업으로 2030년까지 10만 가구에 주택태양광 설치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주택 및 마을 태양광 사업을 통해 경기도 내 주택태양광을 설치한 단독주택(다가구 포함)은 총 3만5000여 가구로 경기도 전체 단독주택 가운데 약 8%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