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식 비싸도 절반은 담아야"…델타변이 꺾을 투자전략은
by이은정 기자
2021.07.27 16:06:59
AB자산운용 하반기 주식·채권시장 온라인 간담회
"미 증시 밸류 높지만, 기업이익 성장 지속돼 매력적"
"아시아 시장 경기회복 속 코로나에 국가별 변동성 커"
"금리 상승기 하이일드 성과高…다운 리스크 제한적"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미국 주식이 많이 올랐지만 ‘버블’ 상태는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크레딧 채권이나 국채 대비해서 투자 측면에선 오히려 매력적입니다. 오르내리는 사이클의 아시아 시장과 달리 계속 올라가는 미국 증시가 낯설 수 있지만 기업이익 개선세 등 장기적인 성장성을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코로나19 상황이 글로벌 경제를 다시 셧다운시키지 않는다면 테이퍼링은 연말 시작될 전망입니다.”
| AB자산운용이 진행한 ‘2021년 하반기 글로벌 주식 및 채권 시장 전망’ 온라인 간담회 이미지.(사진=AB자산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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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데이비드웡 얼라이언스번스틴(AB) 주식부문 선임 투자 전략가는 ‘2021년 하반기 글로벌 주식 및 채권 시장 전망’이란 주제로 열린 ‘AB자산운용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조언했다.
그는 미국 증시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다. 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뉴욕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올 들어(26일 종가 기준) 19.5%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9.5% 올랐고, 상하이종합지수는 1.0% 내렸다. 중국 증시 변동성에 투자 관심도도 높아졌다는 평이다.
그는 “경제 재개 국면에서 주식 노출 과반 이상은 미국 주식에 두는 것을 추천한다”며 “내년에도 미국 기업 이익은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기업들의 지배구조 안전성과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가 강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투자 포인트로 두고 접근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주식 밸류가 높지만 크레딧 채권이나 국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고 짚었다. 데이비드웡 전략가는 “채권 어닝스일드(기업 예상 순이익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에서 10년 국채금리를 빼면 오히려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며 “미국 우량 기업은 잉여현금흐름 수익률이 4~5%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밸류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있는 유럽 주식시장도 긍정적으로 봤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증시 변동성은 지역별 입원률·사망률 추이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봤다. 그는 “신흥시장(한국 제외)도 경기 회복 중이지만 국가마다 편차가 큰 상황이라 리스크가 있다”며 “확진자 수가 늘어도 백신 접종 비중이 높은 지역은 입원률과 사망률이 크게 오르지 않을 경우 경제 회복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기 회복 국면에서 성장주와 가치주 중 하나의 방향을 선택하기보다 장기적으로 펀더멘탈이 우량한 퀄리티 주식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봤다.
지속가능한 테마로는 △전기차(연 복리 성장률 37%) △디지털 건강 데이터(36%) △인터넷(25%) △디지털 경제(17%) △풍력(9%) 등을 꼽았다. 데이비드웡은 “단순히 거시경제 회복세를 투자 요소로 보기보다 개별 종목, 산업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테마에 관심을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반기 채권 투자는 하이일드와 이머징 채권, 국채에 대한 멀티섹터 바벨 전략이 변동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올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예상범위는 1.75%에서 2.25% 사이로 관측하며, 미국 장기채 금리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적다고 봤다. 또 과거 금리 상승기에 하이일드 성과가 양호했던 점을 짚었다.
유재흥 AB자산운용 채권부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경제 성장세 속 물가 압력은 단기적으로 적지만 상승 위험도 있어 크레딧에 비중을 두되 이를 하이일드 중심으로 가져가면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국채 대비 스프레드가 줄었지만 올해와 내년 경기 상황을 보면 하이일드 채권의 다운 리스크도 매우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은 올 3분기에 시그널이 나오고 4분기께 시작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 매니저는 “코로나19로 모든 경제가 다시 셧다운되지 않고 견조하게 움직인다는 가정 아래 이 같이 전망한다”며 “이 경우 금리 인상은 빨라야 내년 말이나 2023년도 초로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