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정당 기호 3번 쟁탈전
by김응태 기자
2024.02.06 17:37:05
지금은 정의당 6석으로 3번
제3지대, 거대양당 탈당 인사 합류하면 3번될 수 있어
위성정당에 현역 꿔주기 하면 순위 또 바뀌게 돼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공천 컷오프(경선배제)를 본격화하면서 ‘기호 3번’을 쟁취하려는 제3지대와 녹색정의당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제3지대가 여야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을 대거 흡수할 경우, 녹색정의당을 제치고 기호 3번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오른쪽부터)와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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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22대 총선 공천에서 부적격 현역의원을 판별하기 위한 컷오프 심사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공천 평가를 4개로 권역으로 나눈 뒤, 권역별로 하위 10%에 해당하는 7명에 대해 공천을 배제키로 했다. 권역별 하위 10~30%에 해당하는 18명에 대해선 경선득표율 20% 감산을 적용한다.
민주당은 현역의원 평가에서 하위 10%에 해당하는 현역의원의 경선득표율 30%를 깎아 사실상 컷오프 대상으로 분류한다. 평가 하위 20%에는 경선득표율 20%를 감산한다.
제3지대는 여야 공천 심사에서 탈락하는 현역 의원을 주시하고 있다. 공천 탈락 후 탈당한 의원들이 제3지대에 합류할 경우 정당 기호 3번을 확보해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150조에 따르면 정당 기호는 국회 의석수가 많은 순서대로 부여되며, 지역구 의석이 5석이거나 직전 선거 득표율 3% 이상 기준을 마련하는 정당에 한해 전국 통일기호를 부여한다. 현재 21대 국회의원 298명 중 민주당(164명), 국민의힘(113명), 녹색정의당(6명) 등의 의석수를 고려하면 녹색정의당이 기호 3번을 가진다. 다만 제3지대가 7명 이상의 현역의원을 확보하면 기호 3번을 받게 된다.
현재 제3지대에서 원내 진입한 의원은 개혁신당(양향자 의원), 새로운미래(김종민), 이원욱·조응천 의원 등이다. 빅텐트로 최종 합당하면 4명의 현역의원을 확보하게 된다. 현역의원 3명이 더 합류할 경우 기호 3번을 가질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빅텐트 가능성에 다시 힘이 실린 점도 제3지대가 기호 3번 확보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새로운미래 합당 과정에서 불참한 이원욱·조응천 의원은 이날 새로운미래, 개혁신당, 새로운선택 등에 제3지대 통합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원칙적으로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제시한 안에 대해 찬성한다”고 밝혔다. 오는 7일에는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제3지대 대통합을 위한 통합공관위 추진회의를 개최하는데 새로운미래, 개혁신당, 새로운선택 등이 모두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 적용에 대응해 위성정당을 창당함에 따른 ‘현역의원 꿔주기’ 여부도 정당 순위 결정에 주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선 민주당과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미래한국당을 각각 창당하면서 총선 불출마 의원들을 이동시켰다. 그 결과 미래한국당은 기호 4번을, 더불어시민당은 기호 5번을 확보했으며, 정의당은 6번으로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