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주택 공시가][전문]김현미 "고가 부동산, 시세반영 속도 올릴 것"
by경계영 기자
2019.01.24 15:00:00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4일 “그동안 저평가돼있던 일부 고가 부동산의 시세 반영 속도를 높여 부동산 현실화율을 빠르게 정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현미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2019년 표준단독주택 가격공시’를 발표하고 “2019년 부동산 공시가격부터 산정방식과 절차 등을 전면 개선해 현실화율을 높이고 형평성을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경우에도 이를 제대로 공시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외려 현실화율과 형평성이 악화한 사례가 많다”며 “엄격한 시세 분석을 통해 개별 부동산의 시세를 파악하고 시세를 기준으로 공시가격을 결정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고가 부동산보다 상대적으로 시세 반영 비율이 높았던 중저가 부동산에 대한 현실화를 점진적으로 진행하겠다”며 “서민과 중산층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김 장관은 이어 “현실화와 형평성 등 공시가격 개선을 위한 첫 발걸음을 제대로 내딛지 못한다면 향후에도 공시가격 개선이 요원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부동산 가격은 정확하게, 과세는 공정하게’라는 국민들의 바람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국토교통부 장관 김현미입니다.
2019년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재산세·종부세 등의 과세기준이 될 뿐만 아니라 복지행정 등 60여 가지 행정 기초자료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공정하고 적정한 산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아파트보다 고가 단독주택이, 가격이 급등한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공시가격이 낮아 형평성에 큰 문제가 있어온 것이 사실입니다. 부동산 공시가격이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언론, 국회, 시민단체 등은 공시가격의 형평성 제고와 현실화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습니다. 같은 배경에서 국토교통부 관행혁신위원회도 개선방안을 적극적으로 권고한 바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이와 같은 목소리에 형평성과 객관성을 높이는 방안 마련을 누차에 걸쳐, 일관되게 약속드려 왔습니다. 공동주택·단독주택·토지 등 부동산의 유형별, 저가 부동산과 고가 부동산 등 가격대별, 가격 급등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등 지역별로, 왜곡된 공시가격을 바로잡는 것은, 공평과세의 기반을 다지는 일이고, 대다수 국민들의 오랜 바람이기도 합니다.
이에 오늘, 국토교통부는 그간 공시가격을 결정해온 업무 관행에 대한 엄중한 반성과 함께, 개선방안을 국민 여러분께 보고 드리고자 합니다.
<부동산 공시가격의 현황>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공시가격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주택과 토지를 망라하여 2018년도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시세반영률을 조사하였습니다. 그 결과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던 것처럼 부동산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이 낮고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세에 대한 공시가격 비율인 현실화율 평균이 공동주택 68.1%, 단독주택 51.8%, 토지 62.6%로 집계됐습니다. 공동주택보다 단독주택과 토지의 현실화율이 낮았습니다.
예를 들어, 부산 민락동 A 아파트의 시세는 7억5000만원이고 서울 신사동 B 단독주택의 시세는 16억5000만원이지만, 지난해 공시가격은 모두 5억5000만원으로, 같은 금액의 재산세를 냈습니다.
또한, 동일한 표준주택 내에서도 가격대가 높을수록 시세반영률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2018년 대전 문화동의 한 단독주택은 공시가격 2억원에 실거래가가 3억원으로 시세반영률이 67%인 반면, 용산 한남동의 실거래가 34억원대의 단독주택은 공시가격이 13억원에 불과하여 시세반영률이 38%에 불과했습니다.
이처럼 형평성이 떨어지는 원인은 공시가격을 정할 때 매년 전년도 공시가격에 일정 수준을 가감해서 결정해온 잘못된 관행과 개별적인 특성파악이 어려운 단독주택과 토지 등의 부동산 유형별 특징이 맞물린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경우에도 이를 제대로 공시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오히려 현실화율과 형평성이 악화된 사례도 많습니다.
이렇게 제대로 공시가격을 결정하지 않아 생긴 폐해는 심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덜 가진 사람이 더 많은 세금을 내고 더 가진 사람이 세금을 덜 내는 조세 부담의 역진성으로, 공정한 과세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는 납세자인 국민들께서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복지 대상자 선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서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시급한 복지혜택 중 일부가
기준이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2019년 부동산 공시가격부터 산정방식과 절차 등을 전면 개선해 현실화율을 높이고 형평성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부동산 공시가격 개선방향>
이번 공시가격 개선의 기본방향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엄격한 시세 분석을 통해 개별 부동산의 시세를 파악하고 시세를 기준으로 공시가격을 결정하도록 했습니다.
둘째, 상대적으로 장기간 저평가되어 있던 유형과 가격대의 부동산 현실화율을 빠른 속도로 정상화하고자 합니다. 특히, 그동안 저평가되어 있던 일부 고가 부동산의 경우에는 시세 반영 속도를 높이겠습니다.
셋째, 서민과 중산층에 대한 영향은 최소화하도록 하였습니다. 그간 고가 부동산보다 상대적으로 시세 반영 비율이 높았던 중저가 부동산에 대한 현실화는 점진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이번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을 결정할 때 시세 15억 원, 공시가격 환산 시 대략 9억 원 이하의 부동산은 원칙적으로 시세 상승분 위주로 공시가격을 산정하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이번에 발표되는 표준 단독주택의 평균 공시가격 상승률은 전국적으로 평균 9.13%이지만, 전체 표준 단독주택의 98.3%를 차지하는 중저가 부동산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시세 상승률 수준인 평균 5.86%가 될 것입니다.
넷째, 복지수급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으로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기초생활보장 등 복지수급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고 계십니다만, 큰 염려는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작년 11월부터 국토부를 중심으로 복지부, 교육부 등 관련 부처들이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여 복지수급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복지 프로그램별로 수급 기준, 필요 예산 등에 대해 세밀한 검토를 진행해 왔습니다.
올해 5월 말까지 주택·토지 등 모든 부동산에 대한 가격공시가 완료되면 세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도개선방안을 강구하여중저가 주택을 소유한 서민에 대한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하겠습니다.
국토교통부에는 부동산 공시가격 결정에 있어 적극적으로 현실화를 추진하고 형평성을 높일 책임과, 동시에 무거운 의무가 있습니다. 현실화와 형평성 등 공시가격 개선을 위한 첫 발걸음을 제대로 내딛지 못한다면, 향후에도 공시가격 개선은 요원할 것입니다.
이러한 엄정한 인식하에 국토교통부는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부동산 가격은 정확하게, 과세는 공정하게’라는 국민들의 바람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정의롭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부동산시장의 질서 확립에도 적극 나서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