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후원금의 계절…3억 ‘뚝딱’ 박용진, 피치 올리는 의원들

by김미영 기자
2018.11.20 15:48:20

지방선거 열린 올해, 지역구 한도 3억 & 비례 1.5억
‘국감스타’ 박용진, 일찌감치 한도 다채우고 ‘축포’
총선 전 ‘총알’ 확보 관건인데…“올해 모금 어렵다고들 해”

(박용진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올해가 저물어가면서 국회의원들의 후원금 모금에 가속이 붙고 있다. 올해 지방선거가 치러져 지역구 의원은 한도가 3억원으로 늘어난 데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내년에 쓸 ‘총알’을 확보해둬야 하는 까닭에 의원들은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후원금 모금 한도를 일찌감치 채우고 ‘축포’를 쏘아올린 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박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사립유치원의 비리를 폭로, 국감 최고 스타로 등극하면서 후원금도 ‘대박’을 터뜨렸다. 박 의원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20일간 2억2000만원, 총 3500명 국민이 후원금을 보내주셨다”며 “성원에 힘입어 총3992명이 보내주신 3억800만원의 후원금이 모였다”고 후원금 모금 마감을 알렸다. 그는 앞서선 “‘누구누구 맘’ 이런 이름에 ‘술값 애껴 후원합니다’ 등 응원메시지를 받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하지만 다른 의원들 주머니 사정이 박 의원과 같은 건 아니다. 대개 후원금은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지속돼왔다. 올해는 특히 19대, 20대 국회에 걸친 KT의 불법 후원금 문제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최근엔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한어총)의 불법 후원금 의혹이 불거지는 등 모금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이 많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20일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원자들을 쪼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더라”며 “다른 의원실들도 올해는 다들 힘들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해마다 후원금 ‘모금왕’에 빠지지 않은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아직은 한도를 채우지 못한 상황이다. 심 의원측은 “후원금이 아직 안 찼다고 말하면 오히려 지지자들이 당황스러운 반응을 보여 당황스럽다. 당연히 다 채웠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기존의 소액 후원자들에게 후원을 부탁드리려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후원금 모금 1위를 기록한 박주민 민주당 의원 측도 “아직 후원금을 모금 중”이라고 전했다.

올해 모은 후원금은 20대 임기가 끝나는 때까지 어느 때고 쓸 수 있다. 2020년 4월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현역 의원들로선 내년부턴 선거 준비를 본격화해야 하는 까닭에, 올해 가능한 많은 후원금을 거둬 놓는 일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작년까지 별도 후원회를 두지 않았던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도 후원회 계좌를 터 모금에 나섰다. 김 의원 측은 “2월부터 후원회를 열었다”며 “청주지역위원장을 신청해, 예산 정국 끝나고 청주지역 중심으로 보낼 의정보고서에서 후원금 모금을 안내하고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의원들도 지역주민들과 지인들에게 안내 문자 메시지를 잇달아 보내 후원을 당부하고 있다. 조만간 SNS 등을 통한 의원들의 후원금 모금 활동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편 지방선거가 열린 올해에 지역구 의원은 3억원, 비례대표 의원은 1억5000만원까지 후원금을 모을 수 있다. 후원자 1인당 10만원까지는 세액공제를 받아 연말정산 후 전액 돌려받을 수 있으며, 10만원 초과 금액엔 소득공제 혜택이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