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장순원 기자
2015.07.09 16:27:40
국제 헤커조직 해킹 암시 뒤 사고 터져
미 "해킹 가능성 없다"..긴장감은 여전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월스트리트저널(WSJ), 유나이티드항공 전산시스템이 잇따라 중단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미국 수사당국이 긴급 조사에 나섰으나 해킹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국제 해커조직 어나니머스(Anonymous)가 NYSE의 거래 중단을 예고하는 글을 남긴 뒤라 해킹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많다.
뉴욕타임스(NYT),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8일(오전) 오전 11시30분쯤 NYSE 전산망에 이상이 발견됐다. 전산망이 중단되면서 주식 거래도 오전 11시30분께부터 정지됐다가 3시간 45분 만인 오후 3시15분부터 재개됐다. 그리스와 중국경제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거래가 갑작스레 중단하자 투자자를 중심으로 불안감과 혼란이 확산했다.
다만 나스닥 등 다른 거래소들이 정상 운영되면서 주식 매매에 큰 지장은 없었다.
NYSE도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내부 기술적 문제로 주식 거래를 일시 정지했다”고 밝혔다. 기술적인 문제로 NYSE 시스템이 멈춘 것은 2005년 6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WSJ 홈페이지도 비슷한 시간대에 원인 모를 이유로 작동이 중단됐다가 약 두 시간가량 후 정상화됐다.
앞서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오전 9시 직전 유나이티드항공 컴퓨터의 자동화 시스템에 이상이 발견돼 이 항공사 여객기와 연결 항공편의 이륙을 금지했다. FAA는 유나이티드항공의 자동화 시스템 오류를 해결한 뒤 이륙을 허가했다.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유나이티드항공의 예약시스템 이상으로 이날 하루 40만 명의 고객이 피해를 봤으며 이륙이 금지된 미국발(發) 여객기와 시카고·덴버·휴스턴 등 미국 내 주요 공항 착륙을 준비하던 여객기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총 4900편이 직·간접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주식거래소와 주요 항공사, 언론사 전산망이 마비되자 미 국토안보부(DHS), 연방수사국(FBI) 등이 긴급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상 징후는 포착하지 못했다. 백악관과 미 재무부는 NYSE 거래정지와 관련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FBI 역시 성명에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해킹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많다. 특히 전날 어나니머스가 “내일 월가에 나쁜 일이 생길지 모르겠다. 우리는 나쁜 일이 생기기를 바란다”는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상태다. 어나니머스는 2011년에 뉴욕증권거래소를 파괴하겠다고 위협해 주목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