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후협약 유지해야”…엑손모빌 CEO 쓴소리

by김윤지 기자
2024.11.12 18:44:16

엑손모빌 CEO 인터뷰서 밝혀
“정권 따라 탈퇴·가입…불확실성 초래”
‘기후변화 회의론자’ 트럼프 분노 살듯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재입성으로 미국의 파리 기후변화 협약(파리협약) 탈퇴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에너지회사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은 기후협약을 유지해야 한다”고 12일(현지시간) 말했다.

(사진=AFP)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대런 우즈 엑손모빌 CEO는 인터뷰에서 파리협약에서 미국이 재탈퇴한다면 불확실성을 야기해 기후 변화에 전 세계의 노력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파리협약은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각 나라가 스스로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정해 실천하자는 것으로, 지난 2015년 우리나라를 포함해 195개국이 함께 마련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후 변화 회의론자로, 집권 1기인 2019년 11월 미국은 파리협약에서 탈퇴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021년 취임과 함께 파리협약에 다시 가입했으나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파리협약 재탈퇴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즈 CEO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는 것은 기업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는 것이 기업에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그것은 극도로 비효율적이며 많은 불확실성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 폴 샌키는 “주요 에너지 회사들이 ‘드릴 베이비 드릴’ 전략을 지지하지 않고 주주들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이러니”라면서 “그들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했으며 모든 규칙과 규정이 다시 바뀌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유세 기간 석유 시추를 의미하는 ‘드릴 베이비 드릴’을 여러 번 언급하며 석유·석탄·가스 등 화석연료 활성화를 강조했다.

엑손 모빌을 2015년부터 파리협약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나 오랫동안 기후 변화 정책에 대한 비판을 받았다. 엑손 모빌은 기후 변화와 관련한 수십 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보수적 전략가이자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마이런 에벨은 에너지 대기업들이 탄소 배출량 감축을 지지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공급 제한을 통해 가격을 높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는 우즈 CEO 보다 독립적인 석유회사들의 의견에 더 귀 기울일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후 변화 회의론자인 소규모 미 셰일 가스업체들로부터 대규모 선거 자금을 받았다고 WSJ는 짚었다.

또한 WSJ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기후 회의론자들이 득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당선인의 분노를 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집권 1기 동안 트럼프 당선인은 엑손 모빌의 충성심에 의문을 제기했고, 일부 엑손 임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결정을 항상 지지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