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도와달라" 與 "역할 다할 것" 野 "안보문제 해결부터"(종합)

by조진영 기자
2017.11.01 15:18:41

1일 문재인대통령 국회 시정연설 전 차담회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18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전 정세균 국회의장, 여야 대표 등과 사전환담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각 당에 도움을 요청했다. 야당 대표들은 안보 대책·국회와의 소통 활성화 등을 언급했다.

2018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1일 국회를 방문한 문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20여분동안 국회의장단, 여야 대표단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대선 이후 문 대통령을 처음 만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 경제 지표가 좋아지고 있지만 고용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고용상황만 좋아지면 경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잘 살려나가면 2%대 성장으로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것 아닌가 하는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면서 “오늘 제출된 예산안에 대해 여야가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외교 문제가 조만간 일단락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야당에게 기다려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어제 한·중관계 회복에 관한 내용을 발표했는데 이제 시작으로 생각한다”며 “이제 6개월이 지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지나면 큰 흐름이 일단락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교는 그때그때 다 보여드릴 수 없는 속성이 있다”며 “한가지 당부드린다. 언제든지 물밑 노력을 다 하고 있으니 시간을 좀 주시고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데 대해서는 “찬반을 넘어 이미 결정된 것”이라며 “부작용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번 인상은 상당히 큰폭인데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있을지, 또 고용감소 등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을 유지하고 임금노동자의 삶을 개선하는 결과를 얻어야 내년에도 최저임금을 인상할 수 있다”며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과제해결의 바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야당은 복지정책과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경제 곳간은 푸짐한데 이에 대한 재원대책이 문제”라며 문재인정부의 복지정책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교적 측면에서 한·중관계 발표가 있었는데 군사주권의 미래에 족쇄를 채웠다는 비판도 있다. 귀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이어 “흥진호 나포사건은 국민들에게 안보불안을 느끼게 한 것이 아닌가한다”고 덧붙였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예산안에 대해 야당 사이에 교환되는 의견을 보면 공무원 증원·방통위법 등 예산과 법안에 있어서 쟁점들이 많다”며 “야당하실 때 제출했던 법안은 수용해주시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북핵 해결 해법을 어느 정도는 국민이 납득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개헌과 선거법 개정은 미래설계의 기반이므로 매우 중요한데 제대로 진행이 될지 우려가 깊다”며 “대통령께서 직접 관심을 가지고 역할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원칙과 방향에는 동의하나 야당과 소통하고 국민공감대 위에서 천천히 가는게 맞다”며 “빠른 속도의 추진으로 또다른 갈등의 유발이 될 수 있으니 이점을 유념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당 지도부는 각각 덕담을 건네고 국회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정 의장은 “(문 대통령이) 한·중관계에 물꼬를 트시고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평가기관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국빈으로 방문하고 국회에서도 연설을 하게 되어있는데 (문 대통령이) 지혜롭게 대처하고 국가 위기 극복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대통령께서 취임 후 휴식도 없이 강행군을 해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애써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중국과의 사드문제 등을 잘 풀어 좋은 전기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국회가 잘 협의하면 고용상황도 잘 풀려나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임기 첫 해에 두 번이나 국회 시정연설을 한 것은 국회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표현이라 생각한다”며 “시정연설을 통해 내놓게 될 내용들에 대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고 성과로 돌려드리는 것으로 여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18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