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3역’ 중책 맡은 최상목…커지는 ‘경제위기론’
by강신우 기자
2024.12.27 19:12:28
거야, 국무위원 ‘줄탄핵’ 예고
최 대행, 31일 쌍특검법 시험대
“대행의 대행 역할, 매우 제한적”
정치 리스크 가중, 경제위기론↑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이 27일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차순위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조직법 제26조에 따라 권한대행직을 승계했다. 헌정사상 처음이다.
이로써 최 부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이 돼 1인 3역의 중책을 맡게 됐다. 경제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정치·국방·외교 현안 전반을 조율하고 결정하는 자리에 올랐다.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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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상목 권한대행은 이날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일정을 시작했다. 권한대행으로서 서면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 권한대행은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지금은 국정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국정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굳건한 안보, 흔들림 없는 경제, 안정된 치안 질서 등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 권한대행이 경제 현안은 기재부 차관들에게 맡긴다고 해도, 당장 오는 31일 국무회의에서 이른바 ‘쌍특검법’(내란·김건희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지와 국회가 추천한 3인의 헌법재판관 임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앞서 야당은 국무위원에 대한 ‘줄 탄핵’을 예고해왔다. 야당은 한 대행이 쌍특검법(내란·김건희) 거부권을 시사한 데 이어 헌법재판관 임명도 거부하자 이날 탄핵 소추안을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했다. 최 권한대행 역시 쌍특검법과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하면 탄핵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한 대행 탄핵 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했다. 자신의 역할 범위가 한 전 권한대행보다 더욱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최 권한대행마저도 야당의 요구를 거부해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면 다음 순번인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맡게 된다. 이어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태열 외교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순이다.
이처럼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중되자 경제 위기론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등을 중심으로 한국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투자 심리 위축과 환율 급등, 자본 유출이 외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날 한 대행의 탄핵 이슈는 금융·외환시장에 큰 충격을 가했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80원 위로 치솟았고 코스피지수는 장중 2400선이 붕괴됐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외국서 볼 때 한국경제의 신뢰도가 낮아지고 불안감이 높아 환율 급등과 자본 유출에 이은 외환위기까지 올 수 있다”며 “정치적 불안정성이 계속되면 내년 성장률은 1% 중반대나 그 이하까지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