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시신 훼손 유기…끝내 사과 없던 30대 군 장교 구속
by김민정 기자
2024.11.05 14:31:49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함께 일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육군 장교가 구속됐다.
춘천지법은 5일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30대 A씨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주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 43분께 경찰과 함께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A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피해자와 무슨 관계냐’, ‘화천에 왜 유기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법원에 들어갔다.
이후 A씨는 11시 13분께 영장심사를 마치고 나온 뒤 취재진의 ‘왜 살해했느냐’, ‘왜 시신훼손까지 했느냐’ 등의 질문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차량에 탑승했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전날 오후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께 경기 과천 소재의 한 군부대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량에 함께 타고 있던 30대 여성 군무원 B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강원 화천 지역의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경찰은 지난 2일 오후 2시 45분께 화천군 화천읍 화천체육관 앞 북한강에서 시신 일부가 수면 위에 떠올랐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지문 감식과 DNA 감정 등을 통해 B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후 B씨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폐쇄회로(CC)TV 분석, 피해자 가족 탐문 등을 통해 A씨를 피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3일 오후 7시 12분께 서울 강남 일원역 지하도에서 A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경기도 과천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으로 지난달 28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았으며, B씨는 같은 부대에 근무 중이던 임기제 군무원으로 알려졌다.
A씨는 부대 인근의 철거 예정 건물에서 직접 준비해온 도구들로 혈흔 등 흔적을 남기지 않고 시신을 훼손하고 10여 년 전 근무한 경험이 있는 화천에 시신을 유기했다. 또 시신을 담은 봉투에 돌덩이를 넣고 B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부대 측에 “휴가 처리해달라”며 결근을 통보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