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주스 더 비싸졌다…美 생산 25년 만 '반토막'
by이소현 기자
2024.08.01 17:42:28
'세계 2위' 오렌지 생산지 美플로리다
"오렌지 생산 매우 심각…공급 부족"
기후변화, '감귤녹화병' 병충해에 타격
오렌지주스 선물 가격 1년 전보다 70%↑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세계 2위 오렌지 생산지인 미국 플로리다에서 생산량이 급감해 오렌지 주스 가격이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 기후변화를 비롯해 생육에 방해되는 병충해 등 탓에 불안정한 수급 상황에 직면하면서다.
| 트레일러에 수확한 오렌지가 가득 쌓여있다.(사진=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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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CNBC는 세계적인 오렌지 산지인 미국 플로리다 등에서 오렌지 수확량이 줄면서 오렌지주스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렌지 주스 가격은 미국의 플로리다 지역에 허리케인과 한파가 닥친 2022년 말 이후 오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세계 1위 오렌지 생산국인 브라질에서도 작황이 안 좋아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이미 뉴욕선물거래소의 지난 5월 말 오렌지주스 농축 가격은 파운드당 4.9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70%가량 오른 수치다. 이후에도 4달러대에서 움직이며, 가격이 내려가지 않고 있다.
미 농장사무국연맹의 분석가인 대니얼 먼치는 “현재 미국의 오렌지 생산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공급이 수요를 맞출 수 없을 정도로 부족해 소비자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렌지 공급량이 줄어든 것은 기후변화와 병충해 확산, 이에 따른 농가의 소득 감소와 재배면적 축소가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빚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플로리다의 오렌지 생산량은 반 토막이 났다. 미 농무부(USDA)에 따르면 플로리다 오렌지 농장은 1998년 65만8000에이커(약 2663㎢)에 달했지만, 작년 기준 30만3000에이커(약 1226㎢)로 불과 25년 만에 총 재배면적이 54% 감소했다.
문제의 상당 부분은 현재 치료가 불가능한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식물 질병 중 하나로 꼽히는 ‘감귤녹화병’의 확산에서 찾을 수 있다. 감귤나무에 치명적인 질병인 감귤녹화병은 황룡병이라고도 불리며, 감귤나무의 생육을 저해하고 열매의 품질과 수확량을 크게 감소시킨다. 주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미국 등지에서 발생한다.
농업 과학 회사 인바이오 사이언스의 에이미 오시어 최고경영자(CEO)는 “감귤녹화병이 나무 숲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나무의 생육을 방해해 궁극적으로 나무가 죽게 되고 결국 이런 나무들은 숲에서 제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CNBC는 기후 변화로 인해 이상 기후가 더 흔해지고, 아직 감귤녹화병을 해결할 방법을 못 찾았기에 오렌지 생산을 위태롭게 만드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련업계와 학계에서는 이런 질병에 저항성을 지닌 품종을 개발하고, 나무를 보호할 수 있는 항균 방제 대책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인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항균제 주입 기술을 플로리다 오렌지 농장에서 실험 중이다.
CNBC는 이처럼 오렌지 수확량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오렌지 주스 가격이 더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