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관광객, 싸구려 음식을…기괴” 日 극우 인사에 서경덕 “열등감 크네”

by강소영 기자
2023.04.27 16:09:46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한 일본 극우 인사가 자국 내 한국 관광객에 대해 “여행와서 싸구려 음식만 먹는다”고 말한 것과 관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열등감”이라고 비판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자신의 SNS에 일본 극우 인사의 발언에 대해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SNS 캡처)
서 교수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 인사로 분류되는 무로타니 카츠미(74)가 산케이신문 계열 유칸후지에 ‘한국 젊은이들이 일본에 와서 편의점 도시락과 같은 싸구려 음식만 찾는다’고 비판해 큰 논란이 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기고문을 읽어보니 한국에 대한 열등감이 굉장히 큰 것 같다. 요즘 K-콘텐트가 전 세계적으로 잘 나가다 보니 세계인들이 일본보다 한국을 더 주목하기에 배가 많이 아팠나 보다”고 언급했다.

이어 “여행이란 건 그 나라 사람들의 실생활을 경험하는 즉, 대중문화를 체험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일본이 워낙에 편의점 문화가 발달하다보니 편의점 음식을 체험하는 게 싸구려 여행이냐. 이 발언은 당신 스스로가 일본의 대표 대중문화(편의점 문화)를 싸구려로 폄훼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일본 여행와서 돈 적게 쓴다고, 앞으로는 그 지역의 명물 요리를 먹는 등 제발 돈 좀 많이 써 달라는 구걸하는 꼴로 밖에 안보인다”며 “일본 내 문화를 존중받고 싶다면 다른 나라 사람들의 문화를 먼저 존중할 줄 알아야만 한다. 사람이라면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끝맺었다.

앞서 무로타니는 보수 언론을 통해 몇 차례 한국과 관련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무로타니 카츠미가 산케이신문 계열 유칸후지에 실은 기고문. (사진=유칸후지 홈페이지 캡처)
그는 지난 20일 산케이신문 계열 유칸후지에 실은 기고문에서 “한국 인터넷에는 젊은 세대가 쓴 ‘일본 여행기’가 많이 올라와 있다”며 “일본에 다녀간 한국 젊은이들의 인터넷 게시글에는 대개 사진이 첨부되는데 번화가나 명소, 유적지를 촬영한 것도 있지만, 자기가 먹은 음식을 찍은 것이 상당히 많다”고 했다.



무로타니는 “(이들 사진에서) 싸구려 선술집(이자카야)의 조잡한 모둠 생선회, 회전 초밥, 패스트푸드, 편의점 도시락을 볼 수 있다. 여행을 오면 조금 고급스러운 가게에서 ‘그 지역의 명물 요리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내가 너무 구식인가”라며 “한국 젊은이 여행의 태반이 1박2일 일정인데, 그중 한 끼를 세계 어디에나 널려 있는 패스트푸드 혹은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속내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한국 관광객들이 캡슐호텔이나 24시간 영업하는 사우나 목욕탕에서 지내며 숙박비를 아꼈다는 후기에 대해서도 “이것이 일본보다 임금 수준이 높아졌다는 나라 젊은이들의 모습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여행 경험이 없다는 것을 ‘부끄러운 일’로 여겨 그 ‘부끄러움’에서 탈출하기 위한 싸고 간편한 방법이 ‘일본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9월에도 한국의 명품 소비 문화 등에 대해 비난한 바 있다. 한국 젊은이들이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우면서도 에르메스 빈 상자를 배경으로 가짜 롤렉스 손목시계를 찬 사진을 찍는다면서 이를 “한국은 과거나 지금이나 외화내빈(겉은 화려해 보이나 속은 텅 비어 있다는 뜻)의 나라”, “일본과 대조되는 국민성”이라고 힐난했다.

서울 특파원을 지낸 바 있는 무로타니는 ‘악한론(惡韓論)’, ‘반일 종족의 상식’, ‘붕한론’(붕괴하는 한국)등을 서적을 낸 대표적 혐한 인사다.

이러한 그의 발언에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도 갈린다. 무로타니를 옹호하는 의견과 함께 “지나친 일반화”라며 이를 지적하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