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새 통상압박은 없었다…美USTR, 車문제제기 삭제

by김상윤 기자
2021.04.01 15:23:28

‘2021년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 발표
한·미 FTA 개정 협정 등 ‘긍정적’ 평가
공정위 방어권 보장 모니터링 지속
구글 지도 데이터 확보 어려워 “계속 협의”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통상압박을 가늠할 수 있는 무역장벽 보고서(NTE)가 공개됐지만,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환경 기준 등 양국 간 긴밀히 소통해 온 일부 이슈는 삭제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등 한미간 새로운 통상문제는 부각되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USTR이 지난달 31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1년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USTR이 통상법 제181조에 따라 매년 정례적으로 발표하는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미국이 각국의 산업정책 문제점을 지적하고, 통상압박 수단으로 활용됐다.

이번 보고서에서 USTR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지난 2019년 1월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정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무역장벽과 관련해서는 그간 진전 사항과 미국 측 관심 사항 등을 객관적으로 기술했다.

특히, 약가, 경쟁 정책, 디지털 무역 등 미국의 주요 관심 사항을 예년 수준으로 언급하고, 자동차 환경 기준 등 양국 간 긴밀히 소통해 온 일부 이슈는 삭제했다. 우리나라는 2019년 한미FTA개정으로 미국 자동차에 대한 국내 안전, 환경 기준 완화 등 미 자동차업계 요구사항을 반영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미국 기업을 조사할 때 증거자료를 열람·복사하도록 요구했던 조항도 완화됐다. 앞서 공정위가 기업 영업비밀을 포함한 증거자료를 피심의인(피고 격)이 제한적으로 열람할 수 있는 제도를 신설했기 때문이다. USTR은 “미국은 앞으로 (미국 기업들의 방어권을 제대로 보장하는지)한국 공정위의 제도 개선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USTR은 국내 지도 데이터 반출과 관련한 문제제기를 지속했다. 한국 정부가 지도에 대한 외국 기업의 접근을 제한해 미국 기업이 한국에 진출하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 확보가 어려워 구글이 국내 지도서비스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USTR은 “한국의 국가안보 문제도 있지만, 위치기반 데이터 수출에 대한 제한은 별도의 문제라고 판단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 계속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2월 무역장벽 보고서에 대한 정부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아울러 한·미 FTA 이행위원회 등을 통해 우리 측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보고서에 제기된 사안들에 대해 국내 이해관계자 및 관계 부처 간 협의를 통해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며 “미국 측과도 한·미 FTA 상 각종 이행위원회 등 협의 채널 등을 활용해 긴밀히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