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정은 서신’ 대자보가 명예훼손? 그야말로 독재"

by이재길 기자
2019.04.02 14:08:00

서울 동작구 숭실대 학생회관에 부착된 ‘김정은 서신’ 대자보. (사진=숭실대 총학생회 제공)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전국 대학가에 ‘김정은 서신’을 표방한 정부 비판 대자보가 나붙은 것을 두고 경찰이 내사에 착수하자 “대자보를 이적물이나 모욕, 명예훼손의 건으로 다룬다면 그야말로 독재다”라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도대체 대자보가 누구를 모욕했으며 누구의 명예를 훼손했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자보는 풍자물”이라며 “김정은과 북한의 화법을 이용해 북한을 조롱한 것이고, ‘비판하면 무조건 자유한국당 알바로 매도하라’ 와 같은 용어는 현 세태를 정확하게 짚어냈고 당신들의 행동강령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 아니라면 김정은과 북한을 비판할 자유를 국민들에게 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최고위원은 “물론 너무 적나라 하게 이번 정권의 행동패턴을 분석해 조롱했으니 굳이 따지자면 이해찬 대표의 생각처럼 사라진 ”국가원수 모독“죄는 적용 될 수도 있겠다”고 힐난했다.



이어 “평소에 브이포벤데타 프로필 사진을 달고 다니면서 현인인 양 하던 자들이 이 건에 대해서 어떻게 발언하는지 살펴 봐야겠다”고 일침을 날렸다.

앞서 지난달 31일 서울과 전남, 부산 등의 대학에서 ‘전대협’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명의로 작성된 대자보가 잇따라 발견됐다.

‘남조선 학생들에게 보내는 서신’과 ‘남조선 체제를 전복하자’라는 제목의 이 대자보는 정부의 소득주도성장·탈원전·미세먼지 정책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대협 측은 지난 1일 기준 전국 450여 개 대학에 대자보를 붙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를 담당 수사관서로 지정하고, 대자보의 내용이 국가보안법이나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