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 앞둔 한화테크윈, 노조 공동대응에 발목 잡힐까

by남궁민관 기자
2017.06.01 16:09:27

서울 장교동 소재 한화그룹 본사 사옥 전경. 한화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한화테크윈이 내달 1일 3개 분할신설회사 설립을 앞두고 노조와의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분할 기일까지 고작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노조 측이 고용안정에 대한 확답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서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1일 전국금속노동조합에 따르면 한화테크윈(012450)의 복수 노조인 삼성테크윈지회와 한화테크윈노동조합은 지난달 30일 한화테크윈 기업분할에 맞서 공동대응하기로 결정했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양대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분사 및 분할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근로조건 하향, 고용불안을 조기에 막아내기 위한 노동조합이 공동대응할 것”이라며 “또 올해 임금 단체협약 교섭부터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교섭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테크윈의 양대 노조는 그동안 다른 방향성을 보이며 각기 운영돼 왔지만, 이번 분할을 앞두고 공동대응에 나섰다는 점에서 향후 분할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복리후생’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한화테크윈노동조합이 투쟁 성향이 강한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와 공동대응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조측은 현재 사측과 진행중인 고용안정위원회 결과에 따라 분할 반대 또는 고용안정 확답을 얻기 위한 움직임에 나설 전망이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최근 임금을 제외한 수당을 줄인다든지, 항공엔진 분야 물량을 해외로 돌리는 등 회사 내 고용불안 움직임이 가중되고 있다”며 “고용안정위원회를 설립해 회사와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제대로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불안감이 지속될 경우 노조측이 공장을 멈춰세우는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고용안정위원회는 일정대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노조와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 이슈가 없기 때문에 회사 역시 이에 대해 딱히 입장을 내놓을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화테크윈은 지난 4월27일 이사회를 열고 △방산은 한화다이나믹스로 △에너지 장비는 한화파워시스템으로 △산업용 장비는 한화정밀기계로 물적분할키로 결정했다. 한화테크윈은 항공엔진과 시큐리티만 담당하게 된다. 오는 15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안건을 최종 승인하며 다음달 1일 해당 구조개편을 실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