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H2O’ 전대, 물어뜯고 무시하고…링 위 후보들도 ‘분투’

by김미영 기자
2019.01.23 16:43:13

전대 초반 양상, 출마도 안한 황교안·홍준표·오세훈 3파전
‘싸잡아 공격’ 洪 vs ‘무시전략’ 黃 vs ‘황교안만 상대’ 吳
안상수·김진태 출사표, 김태호 불출마…김병준 내일 발표

2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북 핵협상 전망과 한국의 대응방안’ 세미나에 참석한 한국당 당권주자들. 왼쪽부터 김진태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상수 의원, 황교안 전 총리(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의 초반 판세가 황교안 전 총리와 홍준표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간 3파전으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이들이 장외전쟁을 이어가는 사이 속속 링 위로 올라서는 후보들은 ‘눈길잡기’에 분투 중이다.

23일 현재까지 장외 유력주자들의 전쟁은 홍 전 대표가 둘을 싸잡아 공격하고, 오 전 시장은 황 전 총리만 물고 늘어지며, 황 전 총리는 이들과의 전면전을 피하는 식으로 흐르고 있다. 홍 전 대표는 황 전 총리에 대해선 “뒷방에 앉아 대통령 놀이를 즐겼던 사람” “10년간 두드러기로 병역면제된 사람은 365만명 중 단 4명”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책임론, 병역면제 문제를 들어 연일 맹공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을 향해서도 “집안이 망해갈 때 혼자 살기 위해 가출해버렸던 사람”이라면서 탈당 이력을 걸고 넘어지고 있다.

홍 전 대표 공세에 대한 황 전 총리의 대응 방식은 선택적 해명 또는 무시다. 특히 해명에 열을 올리는 건 병역 문제다. 그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당 북핵의원모임 세미나(핵포럼)에 참석한 뒤에도 “저는 흙수저 출신이고, 병역비리를 저지를 수 있는 가정이 전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홍 전 대표는 병역비리자나 탈당파에 당을 넘겨선 안된다는 명분을 앞세워 당권에 다시 나서려는 것”이라며 “황 전 총리는 홍준표 전 대표가 만든 ‘병역’ 공세 프레임에 말려든 것 같다”고 봤다. 다만 황 전 총리는 문재인정부를 공격 포인트로 삼으며 홍 전 대표나 다른 주자들에 대한 직접 언급 또는 반격을 피하고 있다. 오세훈 전 시장은 “총선에선 중요한 서울·수도권 승리를 견인하려면 개혁보수 브랜드인 제가 황 전 총리보다 상대적 우위에 있다”고 황 전 총리와의 일대일 구도 만들기에만 힘을 쏟는 모양새다.



이들을 뒤쫓는 다른 주자들도 속속 링 위로 올라서고 있다. 이날만 안상수, 김진태 의원이 차례로 대표 출마선언을 했다. 안 의원은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국회 정론관에서 ‘좌파정권’ ‘계파정치’ ‘대권주자 비켜’라고 각각 쓴 송판을 깨는 태권도 퍼포먼스를 보였다. 그는 대선 불출마로 배수진을 치며 황 전 총리 등에도 “대표 출마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라”고 압박했다. 태극기부대를 업은 김 의원은 국회 본청 앞 계단을 메운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흡사 대선출정식 같은 당권도전식을 열었다. 그는 문재인정권 퇴진투쟁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이외 주호영, 심재철, 조경태 의원 등도 대표 출마선언일을 고민 중이다. 다만 이들이 모두 선거에 뛰어든다면 본선 후보를 추릴 컷오프는 불가피하다. 한 당권주자는 “컷오프가 솔직히 걱정이지만, 끝까지 가겠다”고 했고, 김진태 의원도 “반드시 완주하겠다”고 했다. 컷오프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한편 당권 도전을 저울질해온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는 24일 출마설과 관련한 입장 발표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