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도 없는데 '옥상옥' 전략사령부?…육군 '별'자리 늘리나

by김관용 기자
2022.10.25 17:34:44

尹대통령, 전략사령부 창설 언급…2024년 출범 목표
각 군에서 운용하는 첨단 전력 통합 운용 명목
작전권 제한으로 평시 합참의장·전시 연합사령관 지휘
구성군사령관 지휘관계와 합참과의 임무 중첩 문제
미사일전략사령부 만든 육군 중심 전략사 창설 의혹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전략사령부를 창설해 육·해·공군이 따로 운용해 온 첨단전력을 통합하고, 우주·사이버 등 새로운 영역에서의 안보 역량을 제고하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국군의날 기념사를 통해 전략사령부 창설을 공식화 했다. 각 군의 첨단 전력을 단일 사령부로 총집결해 운용함으로써 대북 방어력과 공격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평시 한미연합사령부 및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 예하에 편제되는 각 구성군사령부와의 지휘체계 문제와 이미 관련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합참과의 임무 중첩 문제도 있어 별도의 사령부를 만드는 건 ‘옥상옥’이라는 지적이 군 내에서 제기된다.

국방부는 지난 7월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전략사령부 창설 계획을 보고했다. 현재 관련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합참 핵·WMD 대응센터를 내년에 장섭급이 지휘하는 본부급으로 격상하고 2024년에 전략사령부를 창설한다는 구상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 20일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예하부대를 방문해 현황보고를 받은 후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이 부대의 임무는 한국형 3축 체계의 ‘콘트롤타워’ 역할로 알려졌다. 즉 육군의 현무 계열 각종 미사일과 전술지대지 유도무기(KTSSM), 공군의 장거리공대지유도탄·F-35A 스텔스전투기·장거리지대공 요격 체계·사거리 확장형 패트리엇(PAC-3 MSE형) 미사일, 해군의 이지스구축함·3000톤(t)급 잠수함 등을 지휘한다는 얘기다. 이에 더해 군사정찰위성을 포함한 우주전력과 사이버 전력도 지휘 범위에 포함하는 방안을 구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지휘체계에 문제가 생긴다. 현재 평시작전권은 한국 합참의장이, 전시작전권은 한미연합사령관이 가진다. 전·평시 이 지휘체계에 예속되는 연합육군구성군사령관의 경우 한국군 지상작전사령관이 맡고, 연합공군구성군사령관은 미7공군사령관이 담당한다.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은 평시 한국군 해군작전사령관이, 전시에는 미 7함대사령관이 맡는다.

향후 전략사령부가 차기 이지스구축함이나 3000t급 잠수함, F-35A, 요격 미사일 등의 자산을 운용하게 되더라도 기존의 해군과 공군의 작전 작전통제를 받을 뿐만 아니라 구성군사령관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 지휘통제 체계의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관련 기능과 미측과의 협조 임무를 해·공군 작전사령부가 담당하고 있으며, 이를 합참이 조정·통제하고 있다. 임무가 중첩되는 별도의 사령부를 또 창설할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따라 전략사령부 창설은 육군 장성 늘리기의 일환이라는 의혹을 받는다. 육군은 지난 정부의 ‘국방개혁2.0’에 따라 군단과 사단을 통·폐합하고 있다. 내년에도 5·6군단과 3·8군단이 합쳐져 ‘별’자리가 줄어든다.

특히 육군은 올해 기존 미사일사령부를 미사일전략사령부로 개편하면서 지휘관 계급을 소장에서 중장으로 상향했다. 전술적 수단의 하나인 미사일 전력을 전략부대 명칭으로 사용한 것은 육군 중심으로 전략사령부를 창설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도 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에도 전략사령부 창설을 검토했다”면서 “지휘 문제나 임무 중첩 문제가 있어 포기했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