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도 #With You…"직장내 성희롱·임금차별 철폐해야"

by이슬기 기자
2018.03.08 17:28:16

세계 여성의 날 맞아 민주노총·금속노조 등 서울 시내서 집회 열어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8 여성의 날 민주노총 전국 여성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이제는 안 참는다. 직장 내 성폭력에 맞서 싸우자!” “입직 차별 철폐하고 성차별 반성하라!”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노동자들이 직장 내 성희롱 철폐·성별 임금 격차 해소 등을 요구하며 거리에 나섰다. 이들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한편 조기퇴근 행진에도 참가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조합원 약 2000여 명이 참석하는 ‘전국 여성 노동자 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채용시 결혼 계획·남자친구 유무·출산계획 묻지 말고 절반은 여성으로 채용할 것 △직장 내 성희롱을 근절할 것 △정부가 최저임금 정책 지킬 것 등 세 가지 요구 사안을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미투’ 운동은 그간 우리가 외면했던 조직 내 성폭력이 어떻게 여성노동자의 고용을 위협하는지 드러내고 있다”며 “기업을 관리·감독하고 처벌해야 하는 고용노동부 역시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여성들이 겪었던 일터에서의 성폭력은 차별적인 제도와 관행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현재 드러난 여성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업준비를 앞둔 평범한 여학생이라고 밝힌 박휘원(25) 경희대 학생은 이날 연단에 올라 “여자 선배들이나 동기들 면접 후기를 들어보면 ‘남자친구 있냐’, ‘아이를 가질거냐’라는 질문이 빠지지 않는다. 최근엔 ‘아이 학예회랑 상사 호출이 겹치면 어디 갈것이냐’라는 질문도 들었다”며 “여자라는 이유로 회사를 다니기 어려운 사회에서 여성은 스스로의 삶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오후 2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서울고용노동청까지 거리행진하며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촉구하는 ‘3시 STOP 조기퇴근 시위’ 행진도 진행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이뤄지는 조기퇴근 시위는 남녀 성별 임금격차 100대64를 하루 노동시간 8시간으로 환산할 경우 여성들은 오후 3시부터 무급으로 노동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의미를 나타내고자 시작했다. 이들은 “여자니까 승진에서 배제되고 독박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는 등의 현실이 성별 임금 격차로 드러나고 있다”며 “여성노동자 중 63%가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받는 현실에서 최저임금을 제대로 보장해 여성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도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 ‘을(乙) 중의 을 최저임금 여성노동자 권리 지키기’ 기자회견을 열고 남녀 임금 차별 해소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봉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사업장에서는 여성 노동자를 강제로 다른 곳에 업무 배치를 해 자연스럽게 퇴직을 강요하는 등 여성 노동자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며 “정부는 근로감독관 감독을 철저히 해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필자 금속노조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 레이테크코리아 수석대의원도 “8년째 포장업무를 했는데 올해 회사가 갑자기 보따리를 내밀며 영업을 하라며 강제로 다른 곳에 업무배치를 했다. 최저임금이 올라 노동자로 하여금 스스로 그만두길 원하며 업무배치를 바꾸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한민국은 여성 노동자들이 아이를 잘 키우면서 존중받으며 노동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