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유죄받은 '체포 방해 혐의'…前 경호처 간부들 "혐의 부인"
by최오현 기자
2026.01.23 14:35:33
박종준 전 처장·김성훈 전 차장 등 기소
"사실관계 인정하지만 고의 없어"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경호처 간부들이 일부 사실관계는 인정했지만 혐의는 부인했다.
| | 지난해 1월 15일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경호처 저항 없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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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이현경)는 23일 오전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 김신 전 가족경호부장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들은 모두 12·3 비상계엄 이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하자 형사소송법을 근거로 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체포영장 집행 전 차벽과 철조망 등을 설치한 김 전 차장과 이 전 본부장에게는 직권남용 혐의도 더해졌다. 이외 김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수사 대상이 된 군 사령관 3명의 비화폰 정보를 삭제하도록 했다는 대통령경호법 위반 혐의도 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박 전 처장, 이 전 본부장을 재판에 직접 나왔다.
박 전 경호처장 측은 “대통령경호법에 따른 정당행위”라며 체포영장 집행방해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박 전 처장 측은 “객관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고의는 없었다”며 “형사소송법 110조에 따라 영장집행 공무원이 출입하려면 박 전 처장의 승낙이 필요하므로 (영장 집행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인 대통령실을 수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단 것이다.
형사소송법 110조는 군사상·직무상 비밀을 요구하는 장소·물건은 책임자나 공무소의 승낙 없이 압수·수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같은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선고에서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며 이들 경호처 간부와의 공모관계를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에서 피의자를 체포하기 위한 수색의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110조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공수처가 적법하게 발부받은 영장으로, 경호처장의 승낙이 없어도 영장집행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에 특수공무집행방해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공모공동정범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특검은 이날 공수처 체포방해 등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윤 전 대통령 사건의 1심 판결문을 추가 증거로 신청했다. 박 전처장 측은 “설령 영장 집행이 적법하더라도 이는 법률적 판단 착오에 따른 것으로, 공무집행방해의 고의가 없거나 정당한 이유가 있다”며 “(박 전 처장의 행위는) 대통령경호법에 따른 정당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전 본부장과 김 전 부장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반면 김성훈 전 차장은 2024년 12월 30일 체포방해 관련 혐의와 차벽과 철조망을 설치한 직권남용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비화폰 삭제와 관련한 대통령경호법 위반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재판부는 내달 13일 준비기일을 한 번 더 가지고 증거조사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