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美中 남태평양 격전지 솔로몬 방문…"협력 본보기 돼야"
by신정은 기자
2022.05.26 18:37:57
왕이 중국 외교부장 솔로몬제도 방문
"양국 관계 한단계 더 높여야"
"중국 발전, 개도국 역량 커져"
호주, 신임 외교장관 피지에 급파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미국과 중국 간 대립이 격화하고 있는 남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6일 방문했다. 남태평양 8개 도서국 방문의 첫 일정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25일(현지시간) 솔로몬제도에 도착해 26일 수도 호니아라의 총독부에서 파테슨 오티 총독 대행을 예방하고, 제레미아 마넬레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왕 부장은 마넬레 외무장관과 회담에서 “중국과 솔로몬제도 관계는 강인함과 역동성을 보여줬다”며 “중국과 태평양 도서국 간 관계의 선두에 섰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며 “중국과 태평양 도서국 간의 정치적 상호 신뢰의 모범과 서로 이익이 되고 협력하는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25일(현지시간) 솔로몬제도 수도 호니아라 공항에 도착한 왕이(가운데) 중국 외교부장과 제레미아 마넬레(왼쪽) 외무장관.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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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넬레 장관은 수교 이후 첫 중국 고위급 대표단 방문을 환영하고 “이번 역사적인 방문은 양국 관계에 기념비적인 의의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중국의 발전은 개발도상국의 역량이 커지는 것이고 세계가 더욱 평화로워지는 것”이라며 “국제 관계는 더욱 공정해졌으며 이는 개발도상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오티 총독 대행과 만남에서는 “수교 이래 양국 관계는 전방위적 발전을 이룩했고 정치적 상호 신뢰도 끊임없이 심화했다”며 “호혜적 협력이 지속적으로 추진돼 양 국민에게 여러 이익을 줬다”고 평가했다.
오티 대행은 “솔로몬제도 정부와 국민은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한다”며 “중국과의 각 분야 협력이 더욱 심화해 국민들에게 더 많은 복지를 가져다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솔로몬제도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섬나라지만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오랫동안 미국 등 서방국의 영향권에 있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중국이 경제원조 등으로 공을 들여왔고, 지난달에는 중국과 솔로몬제도가 안보협정을 체결한 사실이 알려지며 미중 간 격전지로 떠올랐다. 당시 미국은 주변국들과 회담을 갖는 등 분주해졌다. 서방국들은 이번 협정이 호주 해안에서 2000km, 미국령인 괌에서는 3000km 정도 거리에 중국군을 주둔시키기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호주는 이날 새 외교장관인 페니 웡을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는 피지에 급파하기도 했다.
한편 왕 부장은 26일부터 10일동안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사모아, 피지, 통가, 바누아투,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 등 남태평양 8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왕 부장은 오는 30일 피지 방문 기간 제2차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회의를 주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