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OPEC+ 증산 합의 발목잡나…"국제유가 치솟을수도"
by김보겸 기자
2021.07.01 16:41:55
OPEC+ "증산시 내년 공급과잉 우려" 보고서 공개
보고서 "델타변이, 보복여행 수요 끌어내릴 수도"
유가시장서 증산 합의 불발 가능성 ''솔솔''
| OPEC+가 오는 1일(현지시간) 회의에서 석유 증산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국제유가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2019년 사우디에서 열린 OPEC+ 회의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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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 연대체인 이른바 OPEC 플러스(+)가 석유 증산에 합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내년 공급 과잉 가능성을 우려해 연내 공급을 확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국제유가가 더 오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 시장에서는 7월 1일(현지시간) 개최하는 OPEC+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 회의에서 증산 결정을 내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OPEC이 오는 8월부터 하루 50만~100만배럴 더 풀 것이라는 기존의 시장 기대와는 다른 분석이다. 애초 JMMC 회의는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산유국들이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해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전망은 시장이 다시 석유 과잉에 빠질 것을 우려하는 OPEC의 내부 보고서가 공개된 뒤에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OPEC은 내년에 하루 60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를 뒤집고 석유 생산을 늘릴 경우 공급이 수요보다 더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도 OPEC 우려에 불을 지피고 있다. 앞서 모하메드 바킨도 OPCE 사무총장은 올해 석유 수요가 600만배럴 늘고, 이 중 500만배럴은 하반기에 집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하지만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에게도 ‘돌파 감염’을 일으키는 델타 변이가 전 세계 곳곳에서 퍼지면서 이 같은 기대에 제동이 걸렸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캐피털마켓 글로벌 상품전략본부장은 “델타 변이가 주요 지역에서 수요를 파괴한다면 이들은 방향을 바꿀 수 있다”며 OPEC이 석유 공급을 늘리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 공개 이후 국제유가는 미 원유 재고 감소 소식과 맞물려 상승했다. 미국산 원유 기준이 되는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0.7% 오른 73.47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201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OPEC+가 증산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치솟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프랜시스코 블랜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애널리스트는 “브렌트유 가격은 올 들어 평균 64달러를 기록 중이지만 연말에는 평균 68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내년에는 10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