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에 날개 달린 두산중공업..'신중 투자' 경계 나오는 까닭은?

by김종호 기자
2021.06.07 20:05:12

한·미정상회담 계기로 원전 산업 회복 기대감에 주가↑
단기간 급등에 경계 목소리..한국판 ''밈 주식'' 지적도
"실적 기반 아닌 단순 기대..신중히 투자해야" 조언

[이데일리TV 김종호 기자] 7일 이데일리TV 빅머니 1부 ‘기업 in 이슈’에서는 최근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두산중공업에 대한 시장 상황을 집중 분석했다.

지난 21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그동안 ‘찬밥’ 신세였던 여러 산업이 주목을 받는 가운데 원자력발전소 관련 종목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이런 분위기에 두산중공업 주가가 최근 급등세다. 정상회담 이후 2주간 주가가 80.58%나 뛰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해외 원전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하자 원전 사업 회복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지난 4일 두산중공업 주가는 2015년 5월 이후 약 6년여 만에 최고가인 2만5100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시총도 10조6000억원으로 5조 가까이 늘었고 시총 순위도 59위에서 37위로 무려 22계단이나 상승했다. 오늘 주가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장 대비 27.49% 오른 3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동안 외면받던 두산중공업의 주가가 최근 급등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최근 ‘밈 주식’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두산중공업이 한국판 밈 주식이 아니냐는 우려다. 밈은 유행과 흐름, 재미 등 키워드를 담고 있다. 밈 주식은 특별한 이유가 없더라도 유행처럼 재미로 온라인을 통해 뭉친 투자자가 몰려가서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원전 기대감이 있긴 하지만 단기간 주가가 올라도 너무 오른 것은 바로 이런 밈 주식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4일 기준 두산중공업에 대한 공매도 거래대금은 약 601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코스피 종목 중 공매도가 가장 많이 몰린 수준이다. 공매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대차잔고 역시 지난 21일 3200만주 수준에서 지난 4일 6200만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두산중공업 주가에 거품이 그만큼 많이 꼈기 때문에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가 몰린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펀더멘털 뒷받침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두산중공업 투자에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그간 침체됐던 원전 산업에서 반전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을 이들이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원전 산업 자체가 국가 간 경쟁이기 때문에 당장 협력에 대한 결과물을 가져오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 국내 탈원전 정책 전환 여부 역시 미지수이다 보니 이같은 부분을 두루 고려해서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특히 지난 1분기 두산중공업의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559% 늘어난 3721억원으로 집계됐다. 2400억원 이상의 순이익으로 11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그간 본업인 발전플랜트 부문에서 고전한 데다 막대한 차입금에 따른 금융비용 등으로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어왔다. 때문에 대부분 증권사들도 종목 리포트를 사실상 중단한 상황이다. 최근 6개월 사이 두산중공업에 대한 목표가와 투자 의견을 정식으로 제시한 증권사조차 전무하다. 그만큼 최근 주가 상승이 실적 기반이 아닌 단순 기대에 따른 것이고 향후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7일 이데일리TV 빅머니 1부 ‘기업 in 이슈’ 방송.
- 두산중공업, 2주간 주가 80% ‘급등’

- 한·미 정상회담 따른 원전 협력 기대감 반영



- 2015년 5월 이후 6년여 만에 최고가..오늘도 상승세

- 중공업 주식형 펀드, 지난주 수익률 ‘1위’

- 수익률 10%로 전체 평균 대비 5배 높아

- 단기간 주가 급등에 경계의 목소리 나와

- 한국판 ‘밈 주식’ 지적..공매도 세력 몰리기도

- “당장 원전 협력 결과물 보기 어려워..불확실성 존재”

- “최근 주가 상승은 실적 기반 아닌 단순 기대..신중히 투자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