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선상원 기자
2016.07.27 16:12:37
김종인 대표 만류로 더민주 당대표 출마 재검토
불출마 조금 우세, 출마시 예비경선은 무난히 통과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4파전 구도로 짜일 것 같았던 더불어민주당 당권경쟁이 돌발 변수를 만났다. 이미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추미애 송영길 의원과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에 이어 이종걸 의원이 27일 비대위원을 사퇴하고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김종인 대표의 만류로 출마를 보류하고 막판 장고에 들어갔다. 비노계인 이 의원이 출마 의사를 접으면 더민주 전당대회는 친노 친문진영 후보간의 경선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이 의원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김 대표와 면담을 하고 비대위원직 사퇴 의사를 표명했으나, 김 대표는 사표를 반려하며 전대 출마를 강하게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상황인식을 제대로 하라”며 친노 친문진영이 다수를 점한 당내 세력관계상 “지금 나가서 승산이 있겠는가”라고 강하게 불출마를 권유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그래도 친문 인사들로만 전대가 치러지면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겠는가”라며 “균형있게 가야 한다. 승패를 떠나서라도 도전하는 게 필요하다”고 출마 의사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대표가 사표를 받지 않으면서, 이 의원은 출마 선언을 보류하고 출마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현재 출마 가능성은 절반 정도다. 오히려 불출마쪽으로 약간 기울었다고 한다. 출마 선언문만 준비했던 이 의원은 오후 들어 불출마 입장 자료도 작성해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 뿐 아니라 중요한 지지대가 되는 분들이 종합적 진로를 생각해볼 때 제가 출마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 분명한 것 같다. 오늘 내일 좀 더 생각해보겠다. 종합적으로 고려해보겠다”고 밝혔다. 28일 후보등록을 마감하기 때문에, 아직은 시간이 있지만 당 내부에서는 김 대표의 만류로 모양새를 구긴 이 의원이 결국 불출마로 방향을 트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내년 정권교체를 위해 더민주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이 좋지 않다는 판단을 갖고 있는 이 의원이 승패를 떠나 당권 경쟁에 참여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더민주 관계자는 “김 대표가 이렇게 강하게 만류할 줄은 몰랐다고 한다. 이 의원이 나가도 이상하고 안 나가도 이상하게 됐다. 불출마가 51%로 조금 우세하다”고 전했다.
이 의원이 불출마하면 내달 5일로 예정돼 있는 예비경선 없이 3명 모두 당권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만약 이 의원이 출마하면 예비경선 선거인단의 투표를 거쳐 3명으로 압축하게 된다. 당 안팎서는 이 의원이 비주류 대표주자라 예비경선은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