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강남 3구 아파트' 큰손 부상

by김용운 기자
2019.04.30 15:44:15

1분기 강남 3구 아파트 매매 30~40대 주도
30~40대 강남 3구 아파트 매매 거래량 55.4% 차지

지난 26일 문을 연 GS건설 ‘방배그랑자이’ 모델하우스를 찾은 30~40대 방문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사진=GS건설)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올해 1분기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이뤄진 아파트 매매를 30~40대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3.3㎡당 5000만원을 호가하는 강남 3구의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30~40대가 큰손으로 부상하는 현상을 놓고 부모로부터 자산을 물려받은 ‘금수저’만이 강남 3구 아파트를 소유할 수 있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30일 부동산인포가 한국감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강남3구에서 총 652건의 아파트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이 가운데 30~40대가 아파트를 사들인 경우는 361건으로 나타났다. 전체 거래량의 55.4%에 달한다.

연령대별로 30대는 137건, 40대는 224건을 차지했다. 이 외에 50대는 144건, 60대는 68건, 70대 이상에서 35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20대 이하도 21건을 차지했으며 기타(법인, 공공기관 등) 부분에서 23건의 매매가 이뤄졌다.

30~40대의 아파트 매매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초구로 나타났다. 서초구는 1분기 총 160건의 매매 건수 중 30~40대 구매 건수는 96건에 달했다. 전체의 60.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강남구 54.8%(239건 중 131건), 송파구 53.0%(253건 중 134건)를 보였다.



분양시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6일 문을 연 GS건설 ‘방배그랑자이’ 모델하우스에는 30~40대 방문객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배그랑자이는 서초구 방배동 경남아파트 재건축으로 지어지며 전체 758가구 중 전용면적 59~84㎡ 256가구가 일반분양한다. 3.3㎡당 분양가는 평균 4687만원으로 강남권 분양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4500만원을 넘어섰다.

GS건설 관계자는 “방배그랑자이의 분양가가, 강남구 일원동에 같은 시기 들어서는 ‘디에이치 포레센트’(3.3㎡당 4569만원)의 분양가보다 평당 100만원가량 높았다”며 “그럼에도 방배그랑자이 모델하우스 개관시 30~40대 고객들의 방문과 문의가 많았다”고 말했다.

서초구 방배동의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자산이 많은 부모들이 결혼한 자녀를 위해 강남의 아파트를 매입해주려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집을 보러 오는 30~40대 손님들 가운데 대출보다 부모님의 현금 동원력을 통해 아파트를 구매하려는 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송파구 헬리오시티 84㎡에 전세로 입주한 결혼 4년차 장모(여·36)씨는 “주택담보대출 요건이 까다로워졌고 대출이자도 오르다 보니 가족 안에서 돈을 구해 강남 3구에 아파트를 구하려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본다”며 “현 상황에서 30~40대 평범한 직장인 맞벌이 부부가 강남 3구에 아파트를 장만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30~40대들이 강남권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합리적 지역 내 아파트를 구매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그러나 대출 등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가족에게 아파트 구매 자금을 지원받아 매입한 경우도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