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이 만든 상처"…대한항공 '갑질' 피해 박창진이 동료에게 남긴 당부

by김민정 기자
2018.04.17 15:52:39

(사진=박창진 사무장 인스타그램)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땅콩회항’ 사건 피해자였던 박창진 사무장이 최근 종양 수술을 마친 후 근황을 전하면서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더 이상 방관하지 말라”며 앞장서 나서 줄 것을 호소했다.

박 사무장은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것이 당신들과 그 부역자들이 저지른 야만이 만든 상처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수술 흔적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비록 직접 가해자가 아니더라도 방관한 당신들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생각됩니다”라며 “더 이상 방관하지 마십시오. 계속된 방관은 제2, 제3의 동일한 피해자를 만들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사무장은 “깨어납시다. 동료 여러분. 예전 사내 동료 직원의 비난글처럼 대한항공을 대표하는 승무원이라 하는 말이 아닙니다”라며 “다만 인간으로 존엄을 자각한 한 인간으로서 외치는 말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은 대한항공 부사장이었던 2014년 12월, 이륙 준비 중이던 기내에서 땅콩을 서비스 메뉴얼대로 제공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아 박 사무장과 여승무원을 무릎 꿇리고 난동을 부리다 비행기를 회항시켜 승무원을 내리게 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이 때문에 항공보안법위반, 업무방해 등 혐의로 2015년 구속 기소된 조 사장은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땅콩회항 논란으로 대한항공 부사장직에서 물러난 조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최근 한진그룹 계열사인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반면 박 사무장은 ‘땅콩회항’ 사건 이후 스트레스와 신경쇠약, 그리고 공황 장애 등을 진단받아 435일간의 휴직을 마치고 지난해 4월 복귀했다. 하지만 ‘라인 팀장’에서 일반 승무원으로 직급이 강등되고 직원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등 제2차 피해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박창진 사무장 인스타그램)
뿐만 아니라 그는 지난달 자신의 SNS를 통해 뒤통수에 생긴 종양 사실을 공개하며 “핵폭탄 같은 스트레스로 지난 삼 년간 생긴 머리 양성 종양. 올해 들어 너무 커져서 수술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건강이 악화된 근황을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땅콩회항’ 사건이 벌어진 지 4년 만에 대한항공이 또다시 ‘갑질’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번엔 조 사장의 동생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가 ‘물벼락 갑질’ 논란에 휩싸이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오너 일가의 연이은 갑질 의혹에 ‘대한항공의 이름과 기업 로고를 바꾸라’는 국민들의 청원이 쇄도하고 있다.

조 전무는 지난달 16일 대한항공 광고를 제작하는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소리를 지르며 물컵을 던진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강서경찰서는 17일 조 전무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조 전무에 대한 출국 정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회의 참석자들의 진술을 청취한 결과 조 전무가 회의 참석자들을 향해 음료를 뿌렸다는 진술이 확인됐다”고 수사에 착수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사진=MBC 뉴스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