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지켜본 美, 빗장 ‘만지작’

by김영환 기자
2018.02.12 16:43:15

美펜스, 무시→전제조건 없는 대화로 입장 선회
靑 ''비핵화'' 없이 ''퍼주기'' 없다 입장 확고
주목받는 北대응..도발 잠정 유예하나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여자 예선전을 관람하며 대화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평창 동계 올림픽 기간 북한과 눈도 마주치지 않았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북·미 대화 가능성을 피력하면서 미국의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금까지 최대한의 제재를 통한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해왔다면 올림픽을 계기로 대화를 통한 관여정책도 함께 병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펜스 부통령의 발언이 ‘전제 조건 없는 대화’라는 측면에서 전향적인 입장 변화로도 받아들여진다.

펜스 부통령은 10일 방한 후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편에서 워싱턴포스트(WP)와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의미 있는 조치를 실제로 할 때까지 최대 압박 정책은 계속되고 강화된다”면서도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대화를 할 것”이라고 했다.

펜스 부통령은 방한 기간 동안 북측 인사와의 만남을 극도로 피했다. 탈북자들을 만나 북한의 인권 탄압을 지적하는데 시간을 할애하고 평창 동계올림픽 리셉션 만찬은 5분만에 자리를 떠나는 등 강경 매파로서의 ‘대화 거부’ 메시지를 확실히 했다. 그런 펜스 부통령의 입에서 나온 ‘대화 가능성’ 발언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더욱이 펜스 부통령이 방한 기간 동안 매일 같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는 측면에서 올림픽 기간 동안 남북대화가 국제사회에 던진 메시지가 컸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에게 ‘비핵화 없이는 퍼주기도 없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중요한 것은 북한의 태도다. 문 대통령이 직접 북·미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뜻을 전달했지만 북측은 이렇다할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면서 북한도 미국 측에 넌지시 시그널을 보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북측 매체 조선신보는 12일 “북남 대화와 관계개선의 흐름이 이어지는 기간 북측이 핵시험이나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타당성이 있다”며 핵·미사일 도발의 제한적 중단 가능성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