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충격'에 물가 더 오른다"…'韓 물가상향' 전망 쏟아져
by유준하 기자
2025.12.04 13:48:15
고환율 지속 여파…해외IB, 내년 韓 물가상승률 상향 조정
주요 IB 8개사 물가상승률 중간값 상향
올해 2.0→2.1%, 내년 1.8→1.9% 올라
원·달러 환율, 1470원대 내외 수준 지속
“고환율 유지되면 韓 물가 상승 불가피”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70원 내외를 등락하며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조정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우리나라 원유 수입 가격 부담을 키워 수입물가를 자극하는 만큼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상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 8개사의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중간값은 지난달 말 기준 1.9%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월 말 중간값 1.8%에서 0.1%포인트 상향된 수치다.
한 달 사이 바클리와 골드만삭스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8%에서 1.9%로, 씨티가 1.7%에서 1.8%로 각각 올렸다. 이어 노무라가 1.9%에서 2.1%로, JP모건이 1.3%에서 1.4%로 각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같은 기간 뱅크오브아메리카와 HSBC는 1.8% 2.0%를 각각 유지했고 UBS 역시 1.9%를 유지했다.
이들 IB는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10월 말 기준 2.0%에서 2.1%로 0.1%포인트 올려 잡았다. 바클리와 △씨티 △JP모건 △노무라 △UBS 등 5개사는 일제히 2.0%에서 2.1%로 전망치를 올려잡았고, 골드만삭스도 1.9%에서 2.0%로 높였다. 앞서 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유지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와 HSBC는 올해 전망치도 1.9%, 2.2%를 각각 유지했다.
이 같은 주요 IB들의 잇따른 물가 상승률 상향 조정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서 오는 수입물가 상방 압력과 정부 정책에 따른 내수 활성화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국은행 역시 지난달 27일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0%에서 2.1%로, 1.9%에서 2.1%로 각각 상향 조정한 바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환율 상승에 따른 석유류 수입 가격 상승과 농축산물 가격 급등으로 전년 동월 기준 2.4% 올랐다. 올해 8월 1.7%에서 9월 2.1%, 10월 2.4% 등으로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양호한 내수와 원·달러 환율의 고레벨이 지속될 경우 내년도 물가 상승률 상향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환율은 내년도 물가의 업사이드 리스크”라면서 “현재 내수도 소비가 나쁘지 않고 외국인 관광객도 원화 약세로 유입이 지속된다면 내년 물가는 2.3%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