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주택시장 식나…S&P "한국·뉴질랜드, 리스크 고루 갖춰"

by권소현 기자
2022.06.16 19:05:59

과열됐던 아태지역 주택시장, 금리인상에 냉각
과거 통화긴축기에 한국 주택시장 예민하게 반응
3가지 구조적 관점에서 韓 리스크 모두 보유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과열됐던 주택시장이 통화정책 정상화로 냉각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한국과 뉴질랜드는 가계대출 수준이나 증가속도, 집값 상승 속도 면에서 모두 리스크를 갖고 있는 국가로 꼽혔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S&P는 16일 ‘달아오른 아시아 주택시장 일부는 금리인상으로 진정될 것’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비슈루트 라나 S&P 글로벌 레이팅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미 한국, 뉴질랜드, 호주 등에서 주택거래가 둔화하고 있고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금리가 오를수록 이들 국가의 주택가격은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이같은 추세는 가계대출 부담이 높고 최근 주택가격 상승세가 가팔랐던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아시아 지역은 전 세계에서 비교적 주택가격이 낮은 곳이 많았던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공급에 가파른 집값 상승세를 보였다. 이로 인해 부(자산)는 늘었지만 일부 가격거품이 커지면서 리스크도 높아졌다는 게 S&P 분석이다.

앞선 통화긴축기에 소득수준이 높은 호주, 뉴질랜드, 한국은 금리 움직임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S&P는 공급부족 때문에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지는 않겠지만 집값이 조금만 조정을 보이더라도 주택거래와 가계신용이 약해져 경제에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나 이코노미스트는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들 입장에서는 집값이 걸림돌이기 때문에 주택가격 하락이 바람직할 수 있다”면서도 “주택시장 위축은 경제활동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S&P는 아태 지역 국가별 주택시장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대출 △가계대출 증가속도 △집값 상승 속도 등 3가지 구조적 관점에서 평가했다. 뉴질랜드와 한국은 세가지 면에서 모두 리스크를 갖고 있는 국가로 분류했고 태국과 홍콩은 GDP 대비 가계대출, 집값 상승 속도 면에서 리스크를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호주는 GDP 대비 가계대출 부담과 집값 상승 속도는 위험수준이지만 가계대출 증가 리스크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라나 이코노미스트는 “아태지역 전반에 걸쳐 리스크가 제각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S&P는 신흥국의 경우 제도권 금융에 대한 가계의 접근성이 낮기 때문에 금리변동에 따른 타격을 덜 받고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아울러 중국의 주택시장은 정부의 독특한 정책에 영향을 받는 만큼 분석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