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민정책' 비판 받은 타이틀42, 5월 종료 검토"

by고준혁 기자
2022.03.31 16:48:30

타이틀42, 보건 위기 명분 밀입국자 즉시 추방 가능
바이든정부서도 유지…여당서 "비인간적" 비판
"확진자수 감소·통제 완화에 더 유지할 명분 사라져"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만들어진 공공보건 행정명령, ‘타이틀42’를 폐지할 계획이다. 전염병을 미국에 옮길 가능성이 있을 때 외국인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단 내용인 타이틀42는 반(反)이민정책으로 지적돼 왔다.

미국 텍사스 브라운즈빌의 멕시코와 접한 국경지대. (사진=AFP)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오는 5월 23일부로 타이틀42 시행을 종료한다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이틀42는 난민 신청 절차 없이 국경을 넘어온 외국인을 난민 지위 획득을 위한 지원 구제 절차 없이 자동 추방할 수 있는 조치다.

타이틀42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께 CDC를 압박해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강경한 반이민정책을 추진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빌미로 타이틀42를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사실상 반이민 정책이라는 지적에 트럼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CDC에서 정한 보건 규정이라고 반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타이틀42는 사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타이틀42 시행이 계속되자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여당 소속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타이틀42를 “끔찍하고 비인간적인 정책이다. 광기를 멈춰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방역 통제 수준도 낮아지자 바이든 행정부가 타이틀42를 계속 유지할 명분이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 미국의 7일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80만명대로 치솟았다가 이달 들어서는 2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CDC는 다음 달 중 항공기나 버스, 기차 등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할 전망이다.

타이틀42가 해제되면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오는 불법 입국자들이 급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타이틀42 명령을 해제하면 이민이 증가할지는 분명치 않다”면서도, 밀입국자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