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당권파 세몰이, 김관영 "劉, 3번이냐 2번이냐·安, 빨리 귀국하라"

by박경훈 기자
2019.07.29 16:24:39

25일 퇴진파 이어, 29일에는 당권파 나서
지난 5월 사퇴한 김관영, 세 달여 만에 정치행사 참석
'작심발언' 통해 유승민·안철수 압박
당권파 "당 분열 획책 기구 혁신위, 해체하라"

김관영 바른미래당 전 원내대표, 문병호 의원과 일부 지역위원장, 당원들이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른미래당을 지키는 당원들의 모임’ 회동을 한 뒤 혁신위 해체 및 자유한국당 통합 반대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바른미래당 퇴진파(안철수·유승민계)에 이어 당권파도 세 과시에 나섰다. 특히 직전 원내대표를 역임한 김관영 전 원내대표는 유승민 전 공동대표를 향해 “3번(바른미래당)이냐, 2번(자유한국당)이냐 선택하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서는 “빨리 귀국해 매듭을 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29일 국회 의원회관 일각은 ‘바른미래당을 지키는 당원들의 모임(이하 모임)’측 추산 현직위원장 50여명을 비롯해 총 100여명이 운집해 바른미래당의 ‘자강’을 외쳤다. 선거출정식처럼 비장했던 이들의 요구 사항은 △혁신위원회 해체 △손학규 대표 퇴진 요구 중단 △자유한국당과 통합 시도 징계 △당 단합과 승리 비전 제시 등 4가지였다.

이날 모임에서 가장 눈에 띈 인물은 지난 5월 초 전격사퇴를 선언한 김 전 원내대표였다. 세 달여 만에 정치행사에 나타난 그는 유승민·안철수 전 대표를 향한 ‘보수대통합’ 의혹 공개질의를 통해 압박에 나섰다.

먼저 김 전 원내대표는 유 전 대표를 향해 “지난 5월 8일 원내대표 사임을 발표하면서 ‘어떤 형태의 통합이나 선거연대를 추진 않고 바른미래당의 이름으로 출마하겠다’고 했다”며 “그 자리에 참석한 유승민·이혜훈 의원, 모든 구성원들이 동의해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제 3의길을 고수하겠나, 아니면 보수대통합인가. 3번인가, 2번인가 답을 해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안 전 대표를 향해서도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저는 몇 차례 말했다”며 “독일에 있는 안 전 대표는 더 이상 머뭇거리면 안 된다. 빨리 귀국하라”고 종용했다. 이어 “어차피 할 것, 빨리 매듭을 풀어야 한다”며 “보수대통합인가, 중도개혁·자강의 길이냐”고 따졌다.

이들 모임은 ‘지도체제 개편안’을 담은 안건을 통과한 혁신위를 ‘당 분열을 획책하는 기구’로 지목하며 해체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퇴진파를 향해 ‘퇴진요구 중단’과 ‘한국당 통합 시도’를 징계하라며 유승민(바른정당)계를 정면으로 조준했다.

앞서 지난 25일에는 유승민계 좌장인 오신환 원내대표·안철수계를 대표하는 이태규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전현직 지역위원장 130여명의 서명을 받아 손 대표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대표의 강경 태세와 퇴진파의 최고위 ‘보이콧’으로 정상적인 당무가 불가능한 상태다. 여기에 당내 갈등이 지역위원장·당원으로까지 번지며 출구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게 양측의 공통된 의견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바른미래당은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며 “당권파가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의원들의 복당을 추진하면서 바른정당계를 더욱 압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