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부터 지역학생, 지방 의대·약대 가기 쉬워진다(종합)

by신하영 기자
2022.04.26 15:19:33

대교협, 196개 대학 2024학년 대입전형계획 발표
지방 의약계열 신입생 40% 지역인재 선발 의무화
지역인재전형 선발인원 전년 대비 2581명 늘었다
모집인원 4828명 감소, 수도권대학 정시 소폭 증가

2022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 박람회가 열린 작년 12월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학생 및 학부모들이 상담할 학교 부스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현 고등학교 2학년생이 대학에 갈 땐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의 지방 의·약 계열 진학이 쉬워진다. 지방 의대·약대·치대·한의대 등의 ‘지역인재 특별전형’ 모집인원이 2600명 가까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26일 4년제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이 발표한 2024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에 따르면 전국 196개 대학의 전체 모집인원은 34만4295명으로 전년(2023학년) 대비 4828명 감소한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모집인원을 줄인 대학이 늘었기 때문이다. 대교협 관계자는 “비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충원·등록률 하락을 해소하기 자체 정원 조정을 한 결과”라고 말했다.

전체 모집인원은 줄었지만 지방 의대·약대·치대·한의대·간호대의 지역인재전형 선발인원은 전년 대비 2581명 증가했다. 모집인원의 30~40%를 지역인재전형으로 충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지방대학·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 육성법) 시행령에 따르면 지방 의대·약대·치대·한의대는 신입생의 40%를, 지방 간호대는 30%를 지역인재로 충원해야 한다. 이는 종전의 권고비율 30%보다 상향된 수치이며 ‘권고’ 사항이 ‘의무’로 바뀐 점도 특징이다. 지역 인구 규모가 적은 강원과 제주만 예외적으로 15~20%를 적용한다.

해당 시행령은 ‘의무 선발’ 적용 시점을 2023학년도부터로 규정했지만, 시행령 개정 이전에 대입전형계획을 수립한 대학이 많아 현 고2 학생들이 대상인 2024학년도부터 본격화한다. 이에 따라 의·치·한의·약학·간호계열 지역인재전형 선발인원은 2023학년도(2만1235명)보다 2581명 증가한 2만3816명으로 확대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방 소재 학생들의 의·약학계열 합격이 유리해졌다”고 말했다.



전체 대학 기준으로는 수시모집 비중이 늘고 정시 비중은 축소됐다. 2024학년도 전체 모집인원 중 수시모집 비중은 79%(27만2032명), 정시 비중은 21%(7만2264명)다. 정시 비중은 2022학년도(24.3%)에 비하면 3.3%포인트, 2023학년도(22%)에 비하면 1%포인트 감소했다.

교육부가 수도권 대학을 대상으로 정시 확대를 권고하고 있지만, 권고 대상이 아닌 비수도권 대학들은 여전히 수시를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24학년도 기준 수도권 대학의 정시모집 비중은 전년(35.3%)대비 0.3%포인트 늘어난 35.6%(4만7051명)다. 반면 비수도권 대학의 정시 비중은 전년(13.9%)대비 2%포인트 감소한 11.9%(2만5213명)로 집계됐다.

대교협 관계자는 “교육부가 수도권 대학에 재정지원사업(고교교육기여대학사업) 지원 요건으로 정시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비수도권에는 정시 확대 요건을 적용하지 않는다”며 “학령인구 감소 여파로 수시에서 학생 모집을 선점하기 위해 비수도권 대학들이 정시에서 수시로 모집인원을 이동시킨 결과”라고 말했다.

대입 수시·정시모집 비율(자료: 한국대학교육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