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제자 호텔서 성폭행한 경희대 교수 징역4년 불복 항소
by이용성 기자
2021.06.03 17:54:23
준강간 혐의…1심서 징역 4년에 불복
검찰도 항소장 제출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술을 마시고 정신을 잃은 제자를 호텔로 끌고 가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경희대 교수가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3일 법원 등에 따르면 준강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경희대 교수 A(61)씨는 지난달 31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도 지난 1일 항소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안동범)는 지난달 27일 준강간 혐의로 A씨에 징역 4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했다.
A씨 측은 “사건 당시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고, 성관계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폐쇄회로(CC)TV 영상과 음식점 종업원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는 당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었고, 항거 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며 “피해자 속옷에서 피고인의 정액 성분이 검출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수사 결과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 간음행위를 인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에 적용된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 피해자가 이 법정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연락을 받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범죄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며 무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지도교수인 피고인과 신뢰관계가 있는 피해자를 상대로 항거 불능한 상태에서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을 비춰보아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해자도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A씨는 지난 2019년 11월 대학원생 제자였던 B씨 등과 술을 마시다 B씨가 만취해 정신을 잃자 인근 호텔로 끌고 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B씨는 지난해 5월 경희대 성평등 상담실에 자신의 성폭력 사건을 접수하면서 본격적인 관련 조사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