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뜻 이어 ‘디자인 혁명’ 재차 강조한 이재용 부회장
by김종호 기자
2020.11.12 16:30:01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첫 경영 행보로 전사 미래 디자인 전략회의 열어
"디자인에 혼을 담아내 다시 한 번 디자인 혁명을 이루자" 강조
지난해 23년 만에 디자인 철학 재정립..'디자인 혁명' 강조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고(故)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경영 행보를 재개했다. 처음으로 전사 차원의 미래 디자인 전략회의를 열고 ‘디자인 혁명’을 재차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평소 이 회장이 강조했던 디자인 관련 철학을 이어가기 위한 행보를 보인 것으로 풀이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서울R&D캠퍼스에서 미래 디자인 전략회의를 열고 미래 디자인 비전 및 추진 방향 등을 점검했다.
디자인 전략회의는 삼성전자가 2016년부터 사업부별로 진행해온 디자인 관련 회의다. 올해는 처음으로 이 부회장 주관 하에 전사 통합 디자인 전략회의로 진행했다. 회의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와 고동진 IM부문 대표이사, 한종희 VD사업부장, 노태문 무선사업부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승현준 삼성리서치 연구소장, 이돈태 디자인경영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가정에서 운동과 취침, 식습관 등을 관리해주는 로봇을 살펴봤다. 서빙과 배달, 안내 등이 가능한 로봇과 함께 개인 맞춤형 콘텐츠 사용 등이 가능한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등 차세대 디자인이 적용된 시제품도 직접 체험했다. 또 진 리드카 버지니아 대학 Darden경영대 부학장과 래리 라이퍼스탠포드대학 디스쿨 창립자 등 글로벌 석학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최신 디자인 트렌드와 혁신 사례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눴다. 이 부회장은 회의에서 “디자인에 혼을 담아내 다시 한 번 디자인 혁명을 이루자”며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자. 도전은 위기 속에 더 빛난다”고 언급하며 디자인 혁명을 강조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첫번째)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서울R&D캠퍼스에서 미래 디자인 전략회의를 열고 서빙·배달·안내 등이 가능한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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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이 이 회장 별세 후 첫 경영 행보로 미래 디자인 전략회의를 주재한 것은 아버지의 유산인 디자인 경영 철학을 한 차원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회장은 1996년 기업의 철학과 문화를 담은 디자인 혁명을 주문하면서 디자인 혁명을 본격화됐다. 2001년 최고경영자(CEO) 직속 디자인경영센터를 설립한 뒤 2011년 세계적 자동차 디자이너 크리스 뱅글과의 협업을 시작으로 해외 유명 디자이너들을 속속 영입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현재 서울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 일본 도쿄 등 글로벌 디자인연구소 7곳에서 디자이너 1500여명을 두고 있다. 제품의 성능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디자인 인재 발굴 및 양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시장을 주도하는 디자인 혁신을 거듭해왔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해 23년 만에 삼성전자의 디자인 철학을 재정립하면서 디자인 신경영에 힘을 실었다. 기존 전사 디자인 철학인 ‘사용자에서 출발해 내일을 담아내는 디자인(Inspired by Humans, Creating the Future)’을 대신해 ‘담대하라. 마음으로 교감하라(Be Bold. Resonate with Soul)’라는 문구를 새로운 철학으로 내걸었다. 사용자 중심의 과감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영혼과 교감하겠다는 것이 이번 새 철학의 핵심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일찍이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지한 이 회장에 이어 이 부회장 역시 디자인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은 단순히 외관적 디자인뿐만 아니라 사용자경험(UX)을 중심으로 사용자를 최대한 배려해 마음을 울릴 수 있는 디자인을 표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 번째)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서울R&D캠퍼스에서 미래 디자인 전략회의를 열고 차세대 모바일 관련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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