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미국 보란듯 중동 순방 시작…"이란 핵, 中개입하나"

by신정은 기자
2021.03.25 15:29:10

왕이, 사우디·터키·UAE·바레인 등 순방
"서구의 난폭한 내정 간섭" 美작심 비판
사우디 외무장관 "중국과 국제질서 지킬것"

사진=중국 외교부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미중 알래스카 고위급 회담에서 작심발언을 쏟아냈던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중동을 방문해 우군 찾기에 나섰다.

왕 부장은 24일부터 30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터키,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을 공식 방문하고 오만도 실무 방문한다. 미중 고위급 회담을 위해 미국을 찾은 후 첫 해외 순방이다.

왕 부장은 특히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을 방문해 양국간 협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화리밍 전 주이란 중국 대사는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우호 세력을 확대하고 이들 국가와의 관계를 증진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며 “중국은 이란 핵 문제의 핵심 주체로 남아 있고, 중국의 개입 없이는 해법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지난 22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과 회담에서도 이란 핵 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당시 중국과 러시아 양국은 “미국이 조속히 전면적 협의에 무조건 복귀하고 이란에 대한 일방적 제재를 철회해야 한다”고 비판하면서 ‘지역 안보 대화 플랫폼’ 설립을 제안했다.



왕 부장은 이번 순방에서도 미국을 겨냥한 비판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24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인 파이살 빈 파르한 왕자와 회담에서 서구 국가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왕이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주권 수호 의지를 지지한다”면서 “이데올로기와 가치관을 핑계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에 반대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신장, 홍콩, 대만 등 중국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관심사에 대해 중국을 이해하고 지지해주고 있다며 “일부 서구 국가가 거짓말에 근거해 신장 문제로 중국을 제재하는 것은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자 신장 제재를 구실로 중국을 억압하는 것”이라고 왕 부장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파이살 장관은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우호 관계가 증진되고 있다면서 “어느 국가든 자신이 발전할 길을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다른 사람의 지시가 아닌 자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정 불간섭 원칙은 국제법 원칙에 명확히 있다”며 “중국 협력해 국제 질서와 안정을 함께 지킬 것”이라고 중국에 대한 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