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추가 금리인하’ 시사…상승 전환한 환율

by이정윤 기자
2025.03.13 14:40:32

오전 1440원대로 하락 후 반등
한은 “올해 2∼3회 금리인하 가능성”
외국인 국내증시서 2000억원대 순매도
달러 약세 지속…美생산자물가·탄핵 관망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글로벌 달러화가 약세를 지속하며 하락 출발한 원·달러 환율이 장중 상승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추가 금리 인하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하는 상황에서 한미 금리 차가 확대돼, 자금 유출이 거세질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한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13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2시 36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451.0원)보다 2.85원 오른 1453.85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0.5원 내린 1450.5원에 개장했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1452.6원) 기준으로는 2.1원 내렸다. 오전 내내 1450원을 중심으로 등락하던 환율은 오후 12시께부터 반등하며 우상향 흐름을 그렸다. 오후 1시 31분께는 1454.8원을 터치하며 상승 전환됐다.

한은은 이날 공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당분간 낮은 성장세를 예상한다”며 “앞으로 통화정책의 비중을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데 두고 운영하겠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

최창호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2월 한은이 발표한 올해와 내년 성장률(1.5%·1.8%)은 앞선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뿐 아니라 올해 2월을 포함한 두 세 차례 추가 인하 전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이에 시장에서는 올해 2~3회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면서 달러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며 신중한 금리 인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올해 미국의 금리 인하 횟수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한은은 예고한 대로 금리를 내려 한미 금리 차가 더 확대되면, 자금 유출 등으로 환율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전날과 달리 국내증시는 하락세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증시에서 2000억원대를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달러화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1시 36분 기준 103.60을 기록하며 전일의 보합 수준이다.

주요 아시아 통화는 강세다. 달러·엔 환율은 147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23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저가매수도 있고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환율이 상승 전환된 것 같다”며 “증시도 하락하고 있고, 여전히 국내에 관세 영향이 크다고 보는 분위기도 있어 원화가 약세”라고 설명했다.

이번주 후반 환율 방향성을 결정할 만한 재료는 크지 않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이날 저녁 미국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되고, 이르면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론이 날 수 있어 환율은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은행 딜러는 “미국 생산자물가가 어떻게 나올지 봐야한다”며 “남은 주간 수급에 따라 움직이는 장이 될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