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보도 사라질까…‘자살예방 준칙 4.0’ 발표

by이지현 기자
2024.11.06 12:00:07

모방자살 미치는 영향력 최소화
‘정신건강보도 권고기준’ 제안
정신질환(자) 편견·낙인 해소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자살 사건은 가급적 보도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한국기자협회는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을 이같이 개정한 ‘자살예방 보도준칙 4.0’을 6일 발표했다.

‘자살보도 권고기준’은 ‘언론의 자살 보도 방식이 실제 자살에 영향을 미친다’는 문제의식으로 2004년에 처음 마련됐다. 2013년에 ‘자살보도 권고기준 2.0’, 2018년에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으로 개정했다. ‘자살예방 보도준칙 4.0’은 자살 보도가 모방자살에 미치는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살 사건은 가급적 보도하지 않는다’를 제1원칙으로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불가피하게 보도를 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핵심 내용을 담아 △구체적인 자살 방법, 도구, 장소, 동기 등을 보도하지 않는다 △고인의 인격과 유족의 사생활을 존중한다 △자살예방을 위한 정보를 제공한다 등 총 4개의 원칙을 제시했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무분별하게 재생산되는 콘텐츠에 대한 자성과 1인 미디어의 책임을 강조하며 ‘블로그·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 1인 미디어에서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도 원칙에 새롭게 추가했다.

이번 준칙은 유현재 서강대 교수가 연구를 맡아 현직 기자와 경찰, 법률·미디어·사회복지분야 전문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 각 분야 15명의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구성, 수차례의 회의와 감수를 거쳐 초안을 마련했다. 최종안은 공청회를 통해 수렴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확정했다.

한편 오는 7일 열리는 ‘사건기자세미나’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과 낙인 해소를 지향하는 ‘정신건강보도 권고기준’도 논의한다. 정신질환에 대한 잘못된 보도는 정신질환자의 낙인을 강화해 사회활동과 치료를 저해시키는 문제가 있어, 취재와 보도 방식에 대해서 토론할 예정이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자살 보도 방식을 바꾸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라며 “기자·언론사·언론단체 등 매스미디어뿐만 아니라 경찰·소방 등 국가기관, 블로그·사회관계망 서비스 등 1인 미디어에서도 이 준칙을 준수하고 실천하여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