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옷 건드리지마"…아프간 여성들, ‘히잡’ 강요에 저항

by김다솔 기자
2021.09.15 17:26:47

아프간 전통의상 입은 사진 SNS에 공유
“이것이 아프간 문화이며, 아프간 여성들이 옷 입는 방식”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게 억압된 복장을 강요하자, 아프간 여성들이 전통 의상을 입은 사진을 SNS에 올리며 저항에 나섰다. 사진은 소다바 하이다레 BBC 기자다.(사진= CNN 캡처)


[이데일리 김다솔 인턴기자]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게 억압된 복장을 강요하자, 아프간 여성들이 전통 의상을 입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저항에 나섰다.

14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최근 탈레반은 학교에서 남녀가 분리돼 수업을 들어야 하며, 학생, 강사, 직원에 상관없이 모든 여자는 샤리아법(이슬라 율법)에 의해 머리와 목을 가리는 두건인 ‘히잡’을 착용해야 함을 의무화했다.

카불에 있는 국영대학 강의실에서 눈을 제외한 온몸을 감싸는 이슬람 복장인 ‘부르카’를 입은 채 탈레반 국기를 흔드는 여학생들의 사진이 공개됐다.(사진= CNN 캡처)


실제로 지난 11일 카불에 있는 국영대학 강의실에서 눈을 제외한 온몸을 감싸는 이슬람 복장인 ‘부르카’를 입은 채 탈레반 국기를 흔드는 여학생들의 사진이 공개됐다.

이에 반발한 아프간 여성들은 밝고 화려한 아프간 전통 드레스를 입은 사진을 ‘내 옷 건드리지 마(DoNotTouchMyClothe)’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공유하기 시작했다.



아프가니스탄 아메리칸 대학교(AUAF)의 바하르 잘랄리 전 교수는 트위터에 검은 복장을 입은 여성의 사진을 언급하며, “아프간에서 이런 복장을 입은 여성은 없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아프간 전통의상을 입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업로드했다.

사진은 독일 동영방송 도이체벨레 뉴스의 와슬랏 하스랏 나지미 아프가니스탄 서비스 책임자다.(사진= CNN 캡처)


아프간 여성들은 잘랄리의 게시물에 크게 호응하며 이 캠페인을 뒤따랐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 뉴스의 와슬랏 하스랏 나지미 아프가니스탄 서비스 책임자는 트위터에 아프간 전통 복장과 머리 장식을 착용한 사진을 게재하며 “이것이 아프간 문화이며, 아프간 여성들이 옷을 입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사진은 아프간 출신 영국 정치인 페이마나 아사드다. (사진= CNN 캡처)


아프간 출신 영국 정치인 페이마나 아사드는 “우리의 의상은 탈레반 여성들이 입는 디멘터 복장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사진을 포스팅했다. 디멘터는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검은 망토를 뒤집어 쓴 괴물을 말한다. 이어, BBC 기자 사나 사피와 소다바 하이다레 등이 이 저항 캠페인을 이어나갔다.